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서 미 미사일방어(MD) 체제를 거론해 MD 편입 논란이 다시 부상할 전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3국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한국과 일본 양국의 안보에 대한 책임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며 "외교와 군사 협력 등 양 부분에 관한 결속을 강화하는 특별히 진전된 토론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협력은 MD 체제와 합동 군사 훈련을 포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일 정상을 앞에 둔 공식 회담장에서 MD를 거론한 것은, 다음 달 하순으로 예정된 자신의 동아시아 순방 때 MD를 비롯한 한미일 삼각동맹을 핵심 의제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의 언급이 구체적이고 명시적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그는 지난해 5월 한미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MD와 관련해 "양국 간 공동 비전에 따라 (양국이) 방어 역량과 기술, MD 등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는 양국 군의 공동 운용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모호하게 언급했다. 당시 국내에서 한국의 한미일 MD 참여설이 불거져 논란이 확산되자 정부는 공식 부인했다.
우리 정부는 미국 주도의 MD체제가 중국을 겨냥하고 있어 자칫 미중 패권 다툼에 휘말릴 수 있다는 이유로 MD참여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다만 북한의 탄도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자체 MD(KAMD) 구축은 별도로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미국 MD에 동승하는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미국 주도의 MD는 동북아에 신냉전 분위기를 재촉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때마침 북한이 노동 미사일 발사로 도발하면서 한국의 MD 참여를 종용해 온 미일 동맹의 발언권이 북한의 위협에 대한 공동 대처를 명분으로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이 MD편입 논란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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