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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고속도로 교량 부실시공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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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고속도로 교량 부실시공 의혹

입력
2014.03.26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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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건설사가 시공중인 고속도로 교량이 설계와 달리 시공중인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터널 굴착 과정에 나온 돌덩어리도 산골짜기에 무단으로 버린 사실도 확인됐다.

정위치 이탈하자 꼼수… 안전 의문

경북 의성군 안평면 금곡리 상주-영덕간 고속도로 금곡교 건설현장. 롯데건설이 시공중인 이 구간은 당진-영덕간 고속국도 30호선 중 내년 말 개통 예정인 상주-영덕간 107.6㎞의 한 부분이다. 금곡교는 안평터널과 안사2터널 사이 계곡에 건설중인 교량으로, 길이 135m, 상ㆍ하행선 너비가 각각 12.6m 규모다.

고속도로 교량인 만큼 철저한 시공이 필수적이지만 현실은 딴판이었다. 상주 방향의 교량 기둥이 측량오류 등으로 진행방향 우측으로 56㎝나 이탈하자 교각 위에 수직으로 놓여져야 하는 '거더'를 왼쪽으로 기울여 시공했다. 상판 구조물을 한쪽 방향으로 비튼 것이다. 그대로 하면 노면 전체가 바깥쪽으로 툭 튀어 나가 육상부분 노면과 어긋나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거더는 교각과 교각 사이에 놓여 상판을 떠받치는 보로, 그 위에 상판을 놓고 아스팔트 등으로 포장하게 된다. 강철판과 볼트 등으로 고정시킨 거더는 직사각형 단면이 정상이지만 금곡교에서 비틀어 시공하는 바람에 윗변이 밑변보다 왼쪽으로 튀어 나온 사다리꼴을 띠게 됐다.

롯데건설 측은 "P2 기둥 위치가 설계도 위치에서 상주방향은 허용오차 100㎜가 넘는 130㎜ 이격 시공된 것은 사실"이라며 "구조기술검토를 통해 도로 상부 선형이 변경이 안 되는 선에서 보강공사를 완벽히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롯데건설과 협력업체 관계자들은 560㎜의 오차가 났다고 시인했다. 게다가 선형도 터널 앞 육상부분 노면 중심과 교량 중심이 맞지 않는 것은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도로공사의 부실감독 여부도 논란거리다. 도공 관계자는 도로의 선형에 이상이 없다면 아무 문제가 안 된다는 입장이다.

다른 건설업체나 민간전문가들의 시각은 전혀 다르다. 업계 관계자들은 설계도와 달리 비틀어 시공한 것은 차량의 무게나 흔들림에 견디는 힘이 달라졌을 수밖에 없어 보강하거나 재시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영남대 우광성 토목공학과 교수는 "560㎜의 오차는 큰 문제로, 전문기관에 맡겨 구조안전상의 문제를 진단해 봐야 한다"며 "당초 설계에는 교량 상부 빔의 트위스트(비틀림)가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에 안전진단에 따른 보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터널공사장 돌덩어리 불법투기

롯데건설은 금곡교에 인접한 안평터널 굴착 과정에 나온 돌덩어리를 버릴 곳이 부족해지자 사토장(捨土場) 허가도 받지 않은 채 의성군 암사면 중화리 계곡에 2012년 7월부터 8개월 간 불법으로 투기했다. 이렇게 버린 돌덩이는 모두 40만㎥ 정도. 토목공사현장에서 주로 쓰이는 25톤 덤프트럭 3만3,000여 대 분량이다.

불법투기를 은폐하기 위해 뒤늦게 성토장으로 위장하려 한 사실도 밝혀졌다. 롯데건설은 관련 법규상 사토장 허가가 불가능하자 뒤늦게 지난해 3월에야 성토장 허가를 받기로 했다. 성토장도 그대로는 불가능해 버섯재배사를 짓는다고 의성군에 신청, 지난해 1월 동의를 받았다. 성토장에는 직경 60㎝ 이하로 깨 버려야 하지만 이미 1m가 넘는 돌덩어리도 다 버린 뒤였다.

롯데건설은 불법투기 의혹을 시인했다. 회사 관계자는 "공기를 맞추려고 서두르는 과정에서 사토장 허가를 취득하지 못한 채 공사가 진행돼 불법투기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취재가 시작되자 현장소장은 책임을 지고 최근 대구지방검찰청에 자진 출두, 꼬리 자르기라는 지적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전체 공사구간이 길다 보니 관리감독에 소홀함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김강석기자 kimksu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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