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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기 신임 성균관장 "전통혼례 때 신부도 절 두 번 유림 낡은 관행 개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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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기 신임 성균관장 "전통혼례 때 신부도 절 두 번 유림 낡은 관행 개혁하겠다"

입력
2014.03.26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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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도 시대에 맞게 변해야 합니다. 사농공상이 없어진 요즘은 민중유교로 가야 합니다. 조상의 은공에 감사하고 부부생활을 정결히 하고 세금을 성실히 내면 모두가 유림이지요."

서정기(76) 신임 성균관장이 26일 서울 인사동에서 기자 간담회를 했다. 지난해 전임 관장이 국고보조금 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된 뒤 성균관 개혁에 앞장섰던 그는 최근 제30대 성균관장에 선출돼 28일 '한국 유림의 수장'에 오른다.

서 관장은 "1,000만 유림의 본산인 성균관이 재건운동과 대오각성을 거쳐 국민 앞에 다시 서게 돼 다행"이라며 "전통문화 창달과 성학(聖學)의 도통을 정립하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나치게 폐쇄적이고 보수적이었던 성균관과 유림의 낡은 관행을 획기적으로 바꿔놓겠다"고 강조했다. 서 관장은 "전통혼례 때 신랑은 절을 두 번하고 신부는 네 번 하는 근거 없는 예법을 없애 남녀 똑같이 하도록 하겠다"며 "오륜의 하나인 부부유별은 차별이 아니라 각별(恪別)을 말하는 것으로 서로 존중하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유림 행사 때도 전통 복장을 고집하지 않고 양복도 입는 등 융통성 있게 옷차림을 권장할 계획이다. 그는 성균관에서 나눠졌던 (사)유도회와 성균관유도회를 통합해 40년 묵은 분규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서 관장은 4ㆍ19 혁명과 통일운동에 참여했으며 5ㆍ16 쿠데타 때 종로경찰서에 석 달 열흘 동안 갇히는 바람에 성균관대에서 퇴학당했다. 나중에 재입학해 졸업은 했지만 박정희 정권 후기에 또다시 수감됐다. 서 관장은 "사회 운동 참여로 파문 당하다시피 해 책 읽고 조용히 살며 유교경전을 47권 썼다"며 "책상 앞에만 앉아 있어 세상에 관해서는 아는 게 없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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