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연주자에 많이 의존하는 클래식 음악계의 분위기를 국내 오케스트라가 쇄신할 수 있을까. 국내 교향악단이 한 자리에 모이는 대표적인 봄 클래식 음악 축제 '2014 교향악축제'가 4월 1~1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쳐진다. 1989년 예술의전당 음악당 개관 1주년 기념으로 첫 선을 보여 올해로 26회째다. 국내 음악가의 연주 기회를 늘리고 창작 레퍼토리 확산에 기여해 온 행사로, 올해는 새 음악감독 영입 등 체제를 정비한 주요 단체의 활약이 기대된다.
개막 무대는 KBS교향악단이 연다. 올해 초 취임한 음악감독 요엘 레비의 지휘로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서곡, 바이올린 협주곡, 교향곡 3번 '영웅' 등 베토벤의 작품을 연주한다. 18개 참가 교향악단 중 폐막 연주는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맡았다.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1989년부터 25년간 함께하다 최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으로 자리를 옮긴 임헌정 지휘자와의 마지막 무대다. 지난해 말 국공립 오케스트라 사상 첫 여성 상임지휘자가 된 성시연 예술단장이 이끄는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무대도 관심을 모은다.
협연자의 면면도 화려하다. 국내 음악계를 이끌어 온 대표적인 중견 연주자들과 차세대 스타들이 고르게 포진됐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한예종 교수)ㆍ최예은, 호르니스트 김영률(서울대 교수), 피아니스트 최희연(서울대 교수)ㆍ안종도, 뉴욕필 플루티스트 손유빈, 피아노 트리오 '트리오 제이드' 등이 참여한다.
공연 내용 면에서는 한 작곡가를 집중 탐구하는 레퍼토리를 짠 악단이 많은 게 특징이다. 베토벤으로만 프로그램을 구성한 KBS교향악단과 더불어 전주시향(지휘 강석희)은 '비극적 서곡',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2중 협주곡, 교향곡 2번 등 브람스의 곡을 연주한다. 청주시향은 드보르작의 '카니발' 서곡, 첼로 협주곡, 교향곡 8번을 들려 준다.
축제 사무국은 올해부터 벨기에의 권위 있는 국제 음악경연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교류하기로 했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에게 3년간 교향악축제 협연 기회를 주고 콩쿠르 기간에는 홍보물에 교향악축제 관련 내용을 게재하는 방식이다. 올해는 지난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보리스 길트버그가 수원시향(지휘 김대진)과 4월 17일 협연한다. 개별 공연의 관람료는 1만~4만원이며 6회 이상 패키지로 구매하면 할인 혜택이 있다. (02)580-1300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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