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5일 "러시아는 미국을 위협할만한 적수도 최대 위협도 아니다"고 말했다.
미 백악관 등에 따르면 오바마는 이날 핵안보정상회의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는 인접국(우크라이나)을 위협하는 지역 강국이고 이는 힘의 표출이 아니라 연약함의 발로"라며 이렇게 말했다.
오바마는 "미국도 이웃국가에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이들과 강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침략을 하지는 않는다"며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느끼고 국제법을 위반하는 것은 영향력이 떨어졌다는 의미이지 커지고 있다는 것이 아니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또 "크림 합병은 끝나지 않았고 국제공동체의 인정도 못 받았다"고 강조했다.
오바마는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본토 추가 도발을 우려하며 "책임 있게 행동하고 국제 규범을 준수하는 것은 러시아에 달렸고 그렇지 못할 경우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그러나 그는 서방이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 크림을 우크라이나로 되돌릴 방법이 없다는 점도 인정했다.
한편 러시아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합참의장)은 26일 "현재 크림 내 모든 우크라이나 군부대와 시설에 해당하는 193개 부대에 러시아 국기가 게양됐다"고 말했다. 크림을 러시아군이 완전히 장악했다는 말이다.
우크라이나 새 정부는 야누코비치 정권 붕괴에 한몫을 했지만 서구의 우려를 자초하고 있는 과격 민족주의세력 단속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25일 극우조직인 '프라비 섹토르(우익섹터)' 간부이며 범죄조직원으로 수배중이던 알렉산드르 무지치코를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내무부에 따르면 무지치코는 자신을 체포하려던 경찰을 향해 발포했다 경찰의 총에 맞았다. 우익섹터는 우크라이나 반정부 시위에서 무장투쟁을 주도한 극단주의 반러시아 조직이다. 새 정부는 이런 조직들이"러시아계 시민에 해를 가할 수 있다"는 서구의 우려를 불식해 경제지원을 원활히 이끌어내려는 계산인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의회도 이날 "지도부와 의견 차이가 있다"며 사의를 표명한 이고리 테흐뉵 과도정부 국방장관의 해임을 결정했다. 테흐뉵는 반러시아를 표방하는 극우민족주의정당 스보보다(자유) 소속이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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