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기 품은 SK, 두 번 실패는 없다
▦타격
정근우(한화)가 떠난 자리는 공격형 리드오프 김강민이 메우고, 작전 수행 능력이 뛰어난 조동화 또는 박재상이 뒤를 받친다. 최정과 메이저리그 통산 135홈런을 터트린 루크 스캇이 3, 4번을 맡는다. 타선의 화룡점정을 찍을 5번은 2009년 최우수선수(MVP) 출신 김상현이 0순위다. 김상현만 부활 해준다면 김강민(우)-조동화 or 박재상(이상 좌)-최정(우)-스캇(좌)-김상현(우)-박정권(좌) ‘지그재그 타선’을 완성한다.
▦마운드
열쇠는 김광현이 쥐고 있다. 한 때 류현진(LA 다저스)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김광현은 2011년과 2012년 어깨 부상 탓에 평범한 투수로 전락하는 듯 했지만 지난해 3년 만에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부활을 예고했다. 올 시즌 스프링캠프부터 시속 150㎞ 이상의 광속구를 뿌려 ‘비룡 에이스’의 귀환을 확실히 알렸다. 김광현을 축으로 조조 레이예스-로스 울프-윤희상-채병용의 선발진은 믿음직스럽다. 관건은 마무리 박희수에게 바통을 넘길 때까지 얼마만큼 버텨 주느냐다.
▦벤치
계약 마지막 해를 맞은 이만수 감독은 기존의 지도 철학을 바꿨다. 자신이 직접 나서 선수들과 스킨십을 많이 했지만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지난해 4강 진출 실패를 겪고 난 뒤 선수단 관리 권한을 성준 수석코치에게 맡긴 채 이 감독은 한발 뒤로 물러났다. 이 감독은 “내가 나서면 선수들이 부담스러워할 수 있어 코칭스태프에게 많은 부분을 맡겼다”고 말했다.
새 구장 새 출발, 명가 부활 다짐한 KIA
▦타격
이용규(한화)의 대체 톱타자로 낙점된 이대형은 시범경기에서 3할5푼7리(28타수 10안타)에 출루율 5할1푼4리를 기록하며 만점에 가까운 리허설을 끝냈다. 2번 김주찬과 짝을 이룰 ‘테이블세터’가 막강하며 안치홍, 김선빈, 신종길까지 포진하면 9개 구단 최강의 기동력을 자랑한다. 중심타선에 설 외국인타자 브렛 필은 중장거리에 1루수와 우익수, 좌익수까지 활용 가능해 공ㆍ수에서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지훈련 연습경기부터 팀 내 최고 활약을 펼친 김주형의 성장도 반갑다.
▦마운드
전문가들이 KIA를 4강 후보로 꼽지 않는 이유가 마운드에 있다. 윤석민(볼티모어)이 빠진 선발과 유동훈, 곽정철이 부상 중인 불펜 모두 지난해보다 약화됐다. 하지만 일본프로야구 다승왕 출신 DJ 홀튼과 시범경기 3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한 양현종의 ‘원투펀치’가 앞장서고 베테랑 송은범, 김진우가 받치면 분위기를 탈 수도 있다. 결국 9개 구단 유일의 외국인 마무리인 하이로 어센시오와 불펜이 얼만큼 버티느냐가 관건이다. 서재응은 5선발 또는 롱릴리프로 나설 예정이다.
▦벤치
선동열 감독은 지난 2년간 선수들과 소통에 실패했다. 한 야구 전문가는 “감독과 선수들간의 궁합도 성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라고 말했다. 선 감독도 지난해 말부터 선수들과 거리를 뒀던 스타일을 버리고 베테랑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부상 선수가 많은 마운드의 시즌 초반 운용도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하다.
독수리의 비상, 꿈이 아닌 현실이다
▦타격
정근우 이용규 김태균 최진행 등 수준 높은 타자들이 포진해 있다. 한화는 지난해 테이블 세터의 저조한 출루로 클린업 트리오가 선두 타자로 나서는 일이 많았다. 외국인 타자 펠릭스 피에는 효자 용병으로 등극할 기세다. 시범경기 10경기에 출전해 4할1푼9리에 13안타 8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홈런은 4개로 LG 정의윤과 함께 공동 1위.
▦마운드
두 명의 외국인 투수가 검증되지 않은 가운데 ‘7억팔’ 유창식도 불안하다. 아무리 타격이 좋아도 마운드가 버텨줘야 하는 게 야구다. 왼손 송창현의 활약은 반갑다. 뒷문은 송창식, 김혁민 더블 스토퍼 체제다. 지난해 20세이브를 올린 송창식의 힘이 떨어졌을 때 김혁민을 소방수로 기용하겠다는 게 김응용 감독의 복안이다. 문제는 필승계투조. 안영명 윤규진 임기영 등은 믿음을 주지 못했다.
▦벤치
김응용 감독은 지난해 선수 파악이 덜 된 상태에서도 선발 송창현과 마무리 송창식을 키웠다. 한 번 낙점한 선수를 뚝심 있게 기용해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올 시즌엔 두 명의 국가대표가 가세했다. 두 명의 외국인 투수도 직접 뽑았다. 김 감독은 “올해 4강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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