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박원순 시장이 우위를 보이던 서울시장 선거전은 새누리당에서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총리간 '빅매치'가 성사되면서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새누리당 후보군이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현역 프리미엄이 작용했던 한달 전 조사(2월 25일자)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 전개된 것이다.
박 시장과 새누리당 정 의원과의 양자대결은 48.9%대 47.2%로 1.7%포인트 차이의 초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다. 코리아리서치 박석호 수석연구원은 "새누리당 출마 후보가 가시화하고 특히 빅매치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새누리당 경선이 이어지는 다음달 중순까지 이 같은 추이가 계속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지역의 새누리당과 신당 지지율은 각각 52.2%, 28.8%다.
지역별로는 두 후보 모두 강북동ㆍ강북서ㆍ강남동ㆍ강남서 등 4개 권역에서 고른 지지를 받고 있었다. 대신 연령별ㆍ계층별 차이는 뚜렷했다. 박 시장은 연령대가 낮을수록 지지도가 높았지만, 정 의원은 반대였다. 정 의원은 주부와 자영업자의 지지가 상대적으로 높은 데 비해 박 시장은 화이트칼라와 학생으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박 시장은 새누리당 후보가 김 전 총리일 경우 19.9%포인트 차이로 앞섰고, 이혜훈 최고위원을 상대로 해서는 32.2%포인트까지 격차를 벌렸다. 하지만 김 전 총리와의 격차도 앞선 조사에 비해 10.0%포인트 줄었다. 정 의원과의 맞대결과 마찬가지로 김 전 총리는 완만한 상승세인 반면 박 시장의 지지율은 정체 양상을 보였다.
새누리당 후보들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인 데에는 50대의 표심 변화가 가장 큰 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앞선 조사에서 박 시장은 60세 이상에서만 새누리당 후보들에게 뒤졌고, 대체로 새누리당 지지세가 강한 50대에서도 50% 안팎의 지지를 얻으며 정 의원과만 접전을 벌였을 뿐 다른 후보들을 압도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박 시장이 50대에서 30% 초중반대의 지지를 얻은 반면 정 의원과 김 전 총리의 지지율은 60%를 넘었다.
새누리당 후보 선호도는 정 의원, 김 전 총리, 이 최고위원 순이었다. 정 의원과 김 전 총리간 격차는 17.7%포인트였는데, 김 전 총리의 출발이 늦은 탓인지 앞선 조사(18.0%포인트)와 비슷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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