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25일(현지시간) 열린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 참석 모두발언으로 "3국 정상이 한 자리에 모여 북핵 문제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며 "북핵 문제에 관련해 3국간 공조를 재확인하고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핵안보정상회의 폐막식 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3자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불용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북핵 대응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3자 회담의 논의 대부분은 북핵 문제에 할애됐다"며 "북한 핵 문제의 현 상황을 평가하고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는 3자 차원의 심도 있는 의견교환과 대응방안들이 논의됐다"고 말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대러시아 대응 방안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담은 3자 회의 형태를 띠긴 했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한일 정상이 처음 마주 앉았다는 데 의미가 있으나 일본의 자세전환을 요구하는 박 대통령의 언급에 비춰 한일관계 개선의 전기로 작용할지는 불투명하다.
박 대통령은 또 이날 발행된 독일 일간지인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과의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가 최근 일본 내각의 역사인식을 계승하겠다며 다소 진전된 모습을 보여 다행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언급은 이날 열린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을 통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처음 회동을 갖긴 하지만,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의 진전된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55분 밖에 남지 않았는데, 그 분들의 상처를 덜어드리는 진정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독일과 폴란드가 했던 것처럼 동북아에서 역사교과서를 공동 발간해서 역사 문제의 벽을 넘을 수 있지 않을까 제의했는데 아직 진전이 없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면 할 수 있으나 단지 대화를 위한 대화나 이벤트성 대화는 남북관계 발전에 별로 도움이 안 될 것"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게 되면 핵 문제와 한반도 평화, 남북관계 발전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53개국 정상과 4개 국제기구 수장 등이 참여한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는 이날 폐막식에서 ▲핵물질 방호협약 및 핵테러 협약의 비준 촉구 ▲위험 핵물질 최소화 등 35개 항목을 담은 '헤이그 코뮤니케'를 채택하고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한미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곧바로 베를린으로 이동해 26일부터 독일 국빈 방문에 나선다.
헤이그=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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