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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4.0시대] <상> 제조업도 스마트다

입력
2014.03.25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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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추격에 제조 강국 '위기감'獨 지멘스 통합관리 솔루션, 설계·생산시간 50% 줄여美, 국가적 전략계획 마련… 첨단기술 분야 29억弗 투입日 '재흥전략' 수립 이후 설비투자 70조엔대 확대"한국 IT 경쟁력 활용해 제조업과 융합 시도해야"

제조업이 위기다. '산업의 뿌리'로 불리는 제조업의 지난해 평균 영업 이익률은 1960년 이후 가장 낮은 5.1%이다. 값 싼 인건비와 시장 규모를 앞세운 중국이 기술력까지 키우면서 국내 제조업은 어려움에 빠졌다. 우리를 비롯해 독일, 미국, 일본 등 전통적 제조 강국들도 같은 위기를 겪으면서 제조업 혁신을 꾀하고 있다.

18세기 산업혁명으로 시작된 제조업은 20세기 초반 대량생산체제인 2.0 시대를 지나 1970년 공장자동화의 3.0시대를 맞았고, 이제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4.0 시대로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세계 주요국과 국내 기업들의 제조업 업그레이드 움직임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독일의 세계적 기업 지멘스는 2005년 제조 공정에 쓰이는 기계마다 다른 소프트웨어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생산 관련 솔루션(TIA)을 개발해 해마다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계마다 제각각이던 프로그램에 대한 수정ㆍ보완 사항을 시간이나 장소 제약 없이 한꺼번에 진행한다. 귄터 클롭쉬 한국지멘스 인더스트리 부문 대표는 "TTA 도입 후 제품 설계 와 생산 시간을 최대 50% 이상 줄였다"며 "위기에 빠진 제조업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지멘스의 이 같은 시도는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절박한 몸부림이다. 독일은 최고의 기술력을 지닌 제조 왕국이자 세계 2위 수출국이지만 한국 등 후발 주자의 기술 추격, 중국의 저가 생산에 밀려 힘겨워 하고 있다. 게다가 고임금ㆍ고령화의 산업 구조 때문에 기존 체제로는 위기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은 상태다.

이를 타개하고자 독일 정부가 선택한 카드는 2006년 마련한 '국가 하이테크 비전 2020'이다. 이는 독일의 강점인 생산 기술과 IT 분야를 결합해 돌파구를 찾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2012년 독일 정부는 구체적 실천 방안으로 2억5,000유로(약 2,990억 원)를 들여 사물인터넷(IoT), 3D 프린팅, 사이버물리시스템(CPS), 스마트팩토리 등을 활용해 국가 차원의 기술 표준을 만드는 '인더스트리 4.0'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일본 등도 정부와 주요 기업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제조 공정의 기술 혁신 등을 골자로 한 '스마트 제조업'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은 2012년 2월 대통령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국가첨단제조 방식 전략 계획'을 세웠고, 같은 해 7월 '미국 제조업 재생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 맞춰 미국은 전국 15곳에 신기술 및 양산 기술 개발, 제조 인력 육성, 지방 중소기업의 지원을 위한 '제조혁신위원회(IMI)'를 꾸렸다. 또 올해 첨단 제조 기술 분야에 29억 달러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일본도 지난해 6월 '일본재흥전략'을 수립하고 그 핵심에 '첨단설비 투자 촉진'과 '과학기술 혁신 추진' 등 제조업 강화 내용을 넣었다. 또 설비 투자액도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전인 연간 평균 70조엔(2012년 약 63조엔)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처럼 선진 각국의 제조업 업그레이드 노력은 각종 경제지표에서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국가 경쟁력 순위에 따르면 중국의 과학인프라는 26위에서 8위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1997년 이후 주요국의 전 세계 첨단 제품(항공우주, 통신, 반도체, 컴퓨터, 과학기기, 제약 등) 수출 점유율 추세를 봐도 일본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고 미국과 독일은 정체 상태인 반면 중국은 1997년 8%에서 2010년 24%까지 급상승했다.

결국 해법은 중국이 아직 마련하지 못한 새로운 방법으로 제조업의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형근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제조업 경쟁력 세계 5위, IT 발전 지수 1위인 한국으로서는 두 분야의 성공적 융합을 통해 제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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