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레전드 배터리’ 선동열(51) KIA 감독과 이만수(56) SK 감독이 운명의 2014 시즌을 맞는다. 두 명 모두 계약 마지막 해다. 지난 시즌 나란히 4강 진출 실패로 자존심을 구겼던 만큼 올해는 반드시 결과로 말해야 한다.
선 감독과 이 감독은 사생결단의 각오다. 시즌에 임하는 자세가 사뭇 진지했다. 특히 선 감독은 지난 24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다른 감독들과 달리 말을 아낄 정도로 비장한 자세를 보였다.
2011년 말 고향 팀 KIA 지휘봉을 잡은 광주의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선 감독은 큰 기대를 받았지만 2년 연속 4강 탈락을 맛 봤다. 선 감독이 바라는 대로 무등경기장을 인조 잔디에서 천연 잔디로 바꾸고 공격적인 투자로 외부에서 선수를 데려오며 힘을 실어줬는데도 부상 선수 속출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더구나 2013시즌 신생 팀 NC보다 한 계단 낮은 8위에 처져 지도력에 큰 흠집이 났다.
선 감독은 두 차례 실패를 통해 주전과 비주전의 실력 격차를 줄이는데 집중했다. 또 볼티모어에 입단한 윤석민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카드로 송은범을 집중 조련해 자존심 회복에 도전한다. 더구나 그토록 염원하던 신축구장 광주-KIA 챔피언스필드가 들어섰기 때문에 어느 해보다 중요한 2014년이다.
이 감독 또한 입지가 불안하다. 이미 지난해 10월 경질설로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이 감독은 지도 스타일을 바꿨다. 일선에 나서는 대신 한발 물러서 성준 수석코치에게 선수단 관리를 맡기고 자신은 큰 그림을 보기로 했다. 미팅 횟수도 줄이고 개인 면담도 자제했다.
일단 팀 분위기는 좋다. 선수들 스스로 하고자 하는 훈련 분위기를 조성했다. 특히 부상 선수가 없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이 감독은 “감독 3년째인데 이렇게 좋은 분위기는 처음”이라며 “올해는 정말 느낌이 좋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김응용(73) 한화 감독 또한 생존 레이스를 펼쳐야 한다. 올해로 2년 계약이 만료된다. 한화는 국가대표 테이블세터 정근우, 이용규를 데려와 전력을 강화했다. 투자에 걸맞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라도 4강 진출에 목표가 맞춰질 수밖에 없다.
계약 기간이 남았다고 해서 결코 안심할 수 없다. 지난해 김진욱 전 두산 감독은 계약 기간을 남겨두고 경질됐다. 지난 시즌 롯데를 4강으로 이끌지 못한 김시진(56) 감독도 올해같은 실패를 반복할 경우 많은 압박을 받을 수 있다. 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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