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컵스에서 방출돼 자유의 몸이 된 임창용(38)이 7년 만에 친정팀 삼성에 복귀할 전망이다. 오승환(32ㆍ한신)을 잃은 삼성은 그에 버금가는 마무리투수를 확보해 통합 4연패 달성에 날개를 달게 됐다.
삼성은 25일 임창용의 방출 소식이 전해진 직후 “임창용이 어떤 신분인지 확인한 뒤 복귀 의사를 타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미 양 측이 합의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MLB닷컴의 컵스 담당기자인 캐리 머스캣과 시카고 트리뷴의 마크 곤잘레스 기자는 자신들의 트위터를 통해 “컵스가 임창용과의 계약을 한국의 삼성에 매각했다”고 전했다. 즉 삼성이 이미 임창용과 복귀 합의를 이끌어내고 컵스에 이적료를 지불한 뒤 컵스가 방출을 발표했다는 것이다. 만약 삼성의 입장대로 ‘선 방출 후 복귀’라면 삼성은 임창용에게 이적료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 임창용은 2007년 임의탈퇴 신분으로 묶여 보유권을 삼성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 계약 후 방출’이 맞다면 규약상 해외팀 소속 선수에 대한 보유권은 없기 때문에 임창용 영입을 이해서는 컵스에 이적료를 지불해야 한다. 팀에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늘 발 빠른 행보를 보였던 삼성의 전례로 볼 때 후자에 무게가 실리는 것이 사실이다.
메이저리그 재진입을 위해 컵스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던 임창용은 지난 23일 마이너리그 캠프로 이동했고, 25일 방출 통보를 받았다. 임창용도 방출을 원한 것으로 알려져 삼성과의 ‘거래’는 기정사실로 보인다. 임창용은 2007년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아닌 상태로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에 입단했다. 따라서 임창용이 돌아오면 삼성은 임의탈퇴 해제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요청한 뒤 승인만 받고 계약하면 된다.
삼성은 24일 미디어데이에서 류중일 감독의 말처럼 천군만마를 얻게 됐다. 우리 나이로 39세인 임창용이지만 일본에 진출한 뒤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야쿠르트 시절 최고 161㎞의 ‘뱀 직구’를 앞세워 일본 5년 통산 128세이브(11승)를 기록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임창용이 던지는 걸 직접 보고 보직을 결정해야 하지 않겠나”라면서도 “돌아온다면 불펜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임창용으로서는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에 걸맞지 않은 ‘금의환향’이다. 1995년 해태에서 데뷔한 임창용은 1999년 삼성으로 트레이드돼 일본 진출 전인 2007년까지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통산 104승과 168세이브를 기록, 간판투수로 활약했다. 2005시즌 도중 팔꿈치 수술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음에도 오히려 2007년 일본 진출을 선언했다. 2008년 일본프로야구 외국인선수 최저연봉(30만 달러)를 받고 야쿠르트에 입단해 대반전을 이뤘다. 입단 첫 해 33세이브, 2009년 28세이브를 거뒀고 2010년 3년 총액 15억엔(약 206억원)이라는 야쿠르트 역대 최고 연봉자로 우뚝 섰다. 2012년 다시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으며 야쿠르트에서 방출됐으나 이번엔 더 높은 빅리그 진출의 꿈을 실현했다. 성환희기자
한국스포츠 성환희기자 hhsung@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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