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몰린 부산 KT가 기사회생할 수 있을까.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서 창원 LG에 먼저 2패를 당한 KT는 26일 홈인 부산으로 장소를 옮겨 3차전을 치른다. 정규리그 우승 팀 LG에 객관적인 전력 열세와 6강 플레이오프 5차전을 치른 체력 고갈, 전창진(51) 감독의 퇴장 후유증으로 분위기는 낙관적이지 않다.
그러나 희망을 접을 단계는 아니다. 전자랜드와 6강 플레이오프에서 먼저 2승을 거두고도 2연패를 당해, 위기를 경험했던 것처럼 단기전 승부는 쉽사리 점칠 수 없다. 홈 팬들의 응원을 업고 조성민(31)과 전태풍(34)의 외곽슛이 터진다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힘은 전 감독의 복귀다. 지금 KT에 필요한 건 전술적인 면보다 선수들의 심리적인 안정과 여유다.
전 감독과 함께 코트로 돌아오는 또 다른 주인공의 존재도 흥미롭다. 25일 KT 그룹 주주총회를 거쳐 KT 스포츠단 신임 대표로 선임된 김영수(64) 사장이다. 김 사장은 6년 전만해도 26일 맞붙을 LG의 사장으로 농구단을 지휘했다. 공식 발령 후 ‘복귀전’이 공교롭게도 친정팀 LG와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이다. 김 사장이 부산 사직체육관을 방문할지는 미지수지만 LG 선수단을 비롯해 한상욱 사무국장, 김광환 홍보차장, 유영순 마케팅팀장 등 한솥밥을 먹었던 식구들과의 일전인 셈이다.
김 사장은 2005년 부임한 LG 사장 시절에도 농구단에 깊은 애착을 보였다. 2008년까지 재임 기간 야구단은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으나 농구는 꾸준히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부임 이듬해였던 2006~07시즌에 LG는 정규리그 2위로 4강에 직행했다. 2007~08시즌엔 6위, 2008~09시즌에도 5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선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2006~07시즌엔 KT의 전신 부산 KTF와 4강에서 만나 1승3패로 져 탈락했다.
이번에도 2패로 시작해 승산은 높지 않지만 6년 만의 스포츠단 복귀를 친정팀과 일전으로 시작하게 된 김 사장에게는 의미 있는 공식 ‘첫 업무’다. 성환희기자
한국스포츠 성환희기자 hhsung@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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