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시범경기는 작년보다 1경기를 덜 치렀다. 4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돼,총 50경기를 소화했다. 그래도 홈런 수는 2배 이상 늘었다. 2013시즌 39개에 그쳤지만, 올 시범경기에선 86개의 대포가 터졌다. 전체 타율도 2할4푼8리에서 2할6푼4리로 수직 상승해 ‘타고투저’ 현상이 뚜렷했다.
이 같은 공격 야구는 정규시즌에서도 이어질 공산이 크다. 4년 만의 40홈런 시대도 기대된다. 국내야구에선 2010년 이대호(32ㆍ당시 롯데)가 44홈런을 터뜨린 이후 40홈런 고지를 넘은 선수가 없다. 박병호(28ㆍ넥센)는 2012년 31홈런, 2013년 37홈런으로 2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다. 최형우(31ㆍ삼성)는 2011년 30홈런으로 생애 첫 홈런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올 시즌 유력한 40홈런 후보는 역시 박병호다. 9차례 시범경기 타율은 1할7푼6리, 홈런은 1개도 없지만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그는 원래 날씨가 따뜻해지는 5월이 돼야 본격적으로 홈런포를 가동하는 넥센의 4번 타자다. 작년에도 3월 1홈런, 4월 3홈런을 기록한 뒤 5,6월 각각 5홈런, 7월 8홈런, 8월 3홈런, 9월 11홈런을 몰아쳤다.
박병호는 지난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2연패에 성공한 뒤 “많은 팬들이 홈런을 원하기 때문에 내년에는 40홈런을 넘기고 싶다. 이승엽(삼성) 선배가 잠자리채 열풍을 일으켰듯이 나 또한 그런 날을 재현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외국인 타자 중에는 SK 루크 스캇(36), 두산 호르헤 칸투(32), 롯데 루이스 히메네스(32)가 홈런쇼에 동참할 전망이다. 스캇과 칸투는 메이저리그에서 100홈런 이상을 때린 검증된 타자다. 2000년 삼성에 입단했던 훌리오 프랑코 이후 단연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다. SK, 두산은 이들에게 30홈런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국내 환경에 잘 적응한다면 40홈런까지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히메네스는 엄청난 거구다. 키 192㎝에 몸무게는 130㎏ 이상이 나간다. 그렇다고 느리다는 편견을 가지면 안 된다. 국내 야구에서 가장 배트 스피드가 빠르다는 손아섭(롯데) 못지 않은 스윙을 갖고 있다. 히메네스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8타수 1안타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지난 14일 훈련 도중 왼쪽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4주간 휴식을 취했다. 그러나 1개 친 안타가 바로 홈런이다. 단 한번의 정타로 강인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한화의 펠릭스 피에(29)는 깜짝 거포로 자리매김했다. 시범경기 10경기에 출전해 타율 4할1푼9리에 13안타 8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홈런은 4개로 LG 정의윤과 함께 공동 1위. 김응용 한화 감독은 김태균, 정근우, 이용규, 최진행 등 주축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있지만 “우리 팀엔 피에가 있지 않느냐. 관중들도 다들 피에 보러 온 것 아니냐”라며 의미 있는 농담을 던졌다. 함태수기자
한국스포츠 함태수기자 hts7@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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