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에서 구입하는 면세품은 말 그대로 세금이 면제된 만큼 시중보다 싸다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온라인쇼핑몰보다 비싼 경우가 적지 않아 꼼꼼한 비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소비자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는 롯데, 신라, 신세계, 동화, 워커힐,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7개 면세점에서 판매 중인 30개 상품의 가격(3월 19일ㆍ1달러당 1,069.2원 기준)을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17개(56.7%) 제품의 가격이 국내 대형 온라인몰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화장품의 경우 조사대상 7개 제품 모두가 면세점 최저가격이 온라인몰 최저가격보다 높았다. 국산은 물론 수입화장품도 온라인몰이 2.5~41.3% 저렴했다. 향수 제품인 불가리 옴니아코럴(40㎖)의 면세점 최저가는 5만5,474원(신세계)인데 비해 온라인몰 최저가는 3만2,540원(11번가)으로, 2만3,000원(41.3%) 정도 차이가 났다.
비오템 아쿠아수르스 수분크림(50㎖)은 온라인몰에서 2만9,300원(인터파크)에 구입할 수 있지만 면세점 최저가는 4만원(아시아나항공면세점)이었다. 미샤 타임 레볼루션 나이트 리페어 사이언스 앰플(50㎖)은 G마켓은 2만5,420원, 롯데면세점은 3만2,169원에 각각 판매해 20% 이상 차이가 났다.
면세점에서 인기가 높은 선글라스와 같은 패션소품 또한 면세점이 온라인몰보다 모두 비쌌다. 신세계면세점에서 20만4,565원에 판매 중인 비비안웨스트우드(VW803-03)를 G마켓에서는 15.2% 저렴한 17만3,430원에 구입할 수 있었다. 톰포드(FT0211/1A) 역시 워커힐면세점은 32만9,529원, 인터파크는 29만3,160원에 각각 판매해 10% 이상 차이를 보였다.
건강식품과 전자기기도 면세점의 가격경쟁력이 크지 않았다. 면세용으로 판매되는 정관정 로얄 플러스는 신라면세점에서 가장 저렴한 18만813원에, 시중에서는 11번가가 16만7,950원에 각각 판매 중이었다. 종합비타민인 세노비스 트리플러스는 온라인으로 구매하면 무려 39.7%나 쌌다.
IT기기도 조사대상 4개 가운데 2개가 면세점이 비쌌다. 뱅앤올룹슨 이어폰 A8(블랙)의 경우 신라면세점 판매가격(16만6,904원)보다 옥션의 가격이 3만8,600원가량(23%) 저렴했다.
해외여행의 필수 구매품목으로 여겨졌던 명품브랜드 가방 및 지갑도 병행수입 등 유통채널이 다양해지면서 가격경쟁력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8개 중 3개 제품이 면세점이 온라인몰보다 가격이 비쌌다. 멀베리(HH7539 080 A237)의 경우 신세계가 운영하는 SSG닷컴 판매가격이 145만원가량인 데 반해 면세점 최저가는 200만원이 넘어 50만원 이상 차이가 났다. 발리 남성 토드백(TENO-MD/261)도 면세점(140만원대)이 온라인몰(100만원대)보다 40만원 이상 비쌌다.
물론 온라인몰의 경우 병행수입품이 많아 가격은 낮은 반면 AS가 걸림돌로 지적된다. 그렇지만 일부 면세품의 경우 AS 및 교환과 환불이 온라인몰보다 까다로웠다. 멀베리, 발리, 롱챔프의 경우 구입처에서만 AS 접수가 가능했다. 즉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구입했다면 직접 구매처까지 방문하거나 택배 접수를 해야 한다.
다른 품목에 비해 세금이 많이 붙는 술이나 담배는 여전히 면세점이 크게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현숙 컨슈머리서치 대표는 “제한적인 유통구조로 인해 세금을 면제받으면 가격혜택이 컸던 과거와 판이하게 달라졌다”며 “병행수입 및 해외직구가 활성화될수록 면세점의 가격경쟁력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격을 꼼꼼히 비교한 후 구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진우기자
한국스포츠 박진우기자 jwpark@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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