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여행] 공연예술이 있는 봄 여행지 4곳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여행] 공연예술이 있는 봄 여행지 4곳

입력
2014.03.25 04:59
0 0

전국 팔도로 꽃 보러 떠날 때 공연예술 하나 쯤 메모해 둔다. 꽃 보고 신명나는 공연까지 즐기면 봄여행의 즐거움 두 배 된다. 마침 한국관광공사가 ‘공연예술에 빠지다’는 테마로 흥겨운 공연 펼쳐지는 4곳을 4월의 가볼만한 여행지로 추천했다.

● 경기 안성남사당 바우덕이풍물단 및 태평무전수관 상설 공연

조선 후기부터 떠돌아다니며 노래와 춤, 풍물 연주, 갖가지 재주 부리기 따위를 일삼았던 무리가 남사당이다. 어쩌면 우리나라 최초의 대중 연예 집단일지 모를 일이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거치며 수많은 놀이패가 뿔뿔이 흩어진다. 다행히 안성남사당 놀이패의 맥은 오늘날까지 이어진다. 경기도 안성 안성맞춤랜드 내 남사당공연장에서 매주 토요일마다 상설 공연이 열린다. 올해 12년째다. 공연마다 700여 객석이 꽉 찰 정도로 관객 호응도 뜨겁다.

남사당놀이는 풍물, 버나(접시돌리기), 살판(땅재주), 덧보기(탈놀음), 어름(줄타기) 등 여섯 마당과 10여 가지 세부 기예로 구성된다. 상설 공연은 관객이 좀 더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바우덕이(김암덕)의 실제 이야기를 결합해 보여준다. 바우덕이는 열다섯 살에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여자 꼭두쇠(남사당패 우두머리)가 된 천재 예인이다. 공연은 한 시간 반 정도 진행된다.

사곡동에 있는 태평무전수관에서는 태평무 토요 상설 공연이 열린다. 태평무(중요무형문화재 92호)는 태평성대를 노래하는 왕비를 표현한 전통 춤이다. 우아하면서도 섬세한 손놀림과 절도 있고 흥이 깃든 발동작이 특징이다. 태평무전수관은 태평무 보유자 강선영씨가 고향에 세웠다. 그가 가르친 후학 15명이 이곳에서 토요 상설 공연을 펼친다. 태평무를 비롯해 6~7가지 춤의 향연이 펼쳐진다. 춤마다 개성 있는 춤사위와 아름답고 화려한 의상, 도구를 볼 수 있어 눈을 떼기 힘들 정도다. 장단에 맞춰 돌아가는 치맛자락에 보는 이의 마음까지 감긴다.

안성 남사당놀이패가 머물며 겨울을 났던 청룡사, 벽초 홍명희의 소설 ‘임꺽정’과 어사 박문수의 이야기가 깃든 고찰 칠장사, 장독 수백개가 장관인 서일농원, 놀이목장 안성팜랜드, 안성허브마을 등을 연계하면 알찬 여행이 된다. 안성맞춤랜드 (031)678-2518, 태평무전수관 (031)676-0141

● 경북 안동 하회별신굿탈놀이

하회별신굿탈놀이(중요무형문화재 69호)는 그 유명한 경북 안동 하회마을에서 고려시대(12세기 중엽)부터 마을 사람들이 해온 탈놀이다. 별신굿은 ‘별난 굿’ ‘특별한 굿’을 뜻하는데, 마을 사람들은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며 5~10년에 한 번씩 큰 굿판을 벌였다. 신을 즐겁게 하려고 굿판에 탈놀이를 곁들였다.

별신굿은 지난 1928년 마지막으로 행해졌다. 이후 40여 년간 중단된 것을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가 1970년대에 복원해 다시 세상에 선보였다. 지금은 안동 대표 공연예술이 됐다. 우리나라 대표 축제 중 하나로 꼽히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의 근간이기도 하다.

하회별신굿탈놀이는 당시 지배 계층과 사회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이 아름다운 여인네를 보고 파계하고, 양반과 선비가 말도 안 되는 싸움을 벌인다. 가난하고 힘없는 할미는 서민의 애환을 대변한다.

탈을 보는 재미도 있다. 우리나라 지방마다 전해오는 탈 가운데 국보로 지정된 것은 안동 하회탈 11점과 이웃마을 병산탈 2점이 유일하다(병산별신굿은 전승되지 않음). 하회탈은 눈, 코, 입이 선명하고 주름살과 얼굴 표정에 생동감이 넘친다. 턱을 분리해서 제작한 양반, 선비, 중, 백정 탈은 얼굴을 젖히거나 숙이는 등 움직임에 따라 표정 변화가 크다. 하회탈을 깎았다는 허 도령이 마지막 탈을 완성하지 못하고 죽는 바람에 턱이 없는 채 남았다는 이매 탈은 연기자의 입과 턱이 그대로 드러나 더욱 풍부한 연기가 가능하다. 순박한 이매의 함박웃음은 하회 탈춤을 재미있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하회별신굿탈놀이는 춤판이 벌어지는 동안 배우와 관객이 자연스럽게 소통한다. 백정은 관객을 향해 연신 말을 걸고, 할미는 관객에게 동냥하는 시늉을 한다. 실제로 관객이 뛰어나와 불쌍한 할미의 바가지에 돈을 넣어주기도 한다.

올해부터 하회마을에서 연중 상설 공연이 열린다. 원래 열 마당을 여섯 마당으로 줄여 한 시간가량 이어진다. 1~2월은 토·일요일, 3~12월은 수·금·토·일요일 오후 2시에 열린다. 7~9월에는 토요일 오후 7시 안동댐 개목나루, 일요일 오후 7시 낙동강 변 음악분수 옆 공연이 더해진다.

하회마을도 둘러본다. 안동 하회마을은 경주 양동마을과 더불어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우리네 역사가 고스란히 살아 숨 쉬는 곳이다. 마을에는 풍산 유씨 대종가 양진당(보물 306호), 서애 유성룡 선생의 종택 충효당(보물 414호), 전형적인 사대부가의 멋을 보여주는 화경당(북촌댁) 등 빼어난 고택이 즐비하다. 흙과 돌로 반듯하게 쌓아 올린 담장과 미로처럼 이어진 골목, 정겨운 초가, 수령 600년에 이르는 삼신목, 강변에 자리한 만송정 솔숲, 절벽 위에서 마을을 굽어볼 수 있는 부용대 등 볼거리로 가득하다.

하회마을 가는 길에 있는 안동한지전시관, 하회마을 주차장 지나 매표소 가는 길에 자리한 하회세계탈박물관도 볼만하다. 월영교를 바라보며 즐기는 안동호반 나들이도 즐겁다. 안동시청 체육관광과 (054)840-6392, 하회마을 관광안내소 (054)852-3588

● 충북 영동 난계국악단 토요 상설 공연

난계 박연은 악성(樂聖)이다. 조선 세종 때의 음악가로 악기를 개량하고 음계를 조정하였으며 궁중 음악을 정비하고 우리나라 고유 음악의 토대를 튼튼히 한 그다. 영동은 그가 태어난 곳이다. 영동과 옥천의 경계에 월이산(달이산)이 있고, 다시 이 산 남쪽 끝에 그 유명한 옥계폭포가 있다. 박연은 이 폭포 아래에서 피리를 즐겨 불었다. 어느날 그가 폭포수 아래에서 피리를 연주하다가 바위틈에 핀 난초를 보고 매료됐다. 난초의 ‘난’, 시내의 ‘계’를 써서 ‘난계’를 호로 정했다고 전한다. 영동군 난계국악단이 올해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30분 난계국악기체험전수관에서 토요 상설 국악 공연을 연다.

악기체험도 해본다. 난계국악기체험전수관에서 꽹과리, 장구, 북, 징 등 타악기와 가야금, 거문고, 해금, 단소, 대금 등 관현악기를 배울 수 있다.

난계국악기체험전수관 주변에 난계 박연 사당인 난계사가 있다. 난계국악박물관 부근에는 세계 최대의 북 ‘천고’도 있다. 지름 5.5m, 길이 6m, 북통 지름 6.4m, 무게 7t인 이 북은 2011년 영국기네스월드레코드에 세계 최대 북으로 등재됐다.난계 박연의 일대기와 각종 악기, 국악 관련 자료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난계국악박물관도 들러본다. 와인코리아는 영동에서 재배한 포도로 만든 와인을 체험하고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영동군 난계국악사업소 (043)740-5944, 난계국악박물관 (043)742-8843

● 전남 진도 국악 체험 여행

현재 전승되는 아리랑은 60여 종 3600여 수에 이른다. 이중 진도아리랑, 정선아리랑, 밀양아리랑이 우리나라 3대 아리랑이다. 진도가 어디 있는지 몰라도, 진도아리랑이 무엇인지 정확히 몰라도 ‘아리 아리랑 스리 스리랑 아라리가 났네’ 하는 가락은 누구나 알 만큼 유명하다.

정선아리랑이 애절함이 묻어난다면, 진도아리랑은 육자배기 가락에 구성진 목청이 어우러진 진도 지방 특유의 정조가 있다. 혼자 부르면 유장하고 슬픈 노래지만, 여럿이 부르면 빠르고 흥겨워 신명 나게 한다.

진도에서 아리랑을 들을 수 있는 곳은 국립남도국악원, 진도향토문화회관, 진도문화체험장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 여행자가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생동감 넘치는 공간이다.

국립남도국악원에서는 매주 ‘금요 상설 공연’이 펼쳐진다. 대학에서 소리, 무용, 기악을 전공한 전문 단원들이 기악합주, 무용, 가야금병창, 민요, 사물놀이, 판소리 등 수준 높은 공연을 선물한다. 체험도 가능하다. ‘주말 문화 체험’에 참여하면 1박 2일간 민요나 장구, 강강술래를 배울 수 있다. 국립남도국악원 내 숙박 시설을 이용한다.

진도향토문화회관에서는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와 7시 ‘진도 토요 민속 여행’이 펼쳐진다. 국립남도국악원이 정악 위주 공연을 하는 데 비해, 진도군립민속예술단이 펼치는 공연은 진도의 색채가 강하게 묻어난다. 진도아리랑을 관객과 함께 부르고, 강강술래에 담긴 ‘남생이 놀이’ ‘청어 엮기’ ‘기와 밟기’ 등 다양한 놀이도 선보인다. 양손에 북채를 쥐고 장구처럼 치는 진도북놀이는 소리와 움직임이 어우러져 흥을 돋운다. 진도씻김굿, 진도 다시래기, 진도만가 등은 망자를 주제로 한 진도 지방 특유의 장사 문화를 보여준다.

진도문화체험장에서는 매주 목·금·토요일 오후 4시와 7시에 공연이 열린다. (사)진도민속문화예술단 단원들이 진도아리랑, 북춤, 진도만가, 진도엿타령 등을 선보이는데, 관객과 어우러지는 쌍방향 커뮤니티 공연을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진도 여행도 즐겁다. 운림산방은 남종화의 대가인 소치 허련이 스승 추사가 세상을 떠나자 고향으로 돌아와 지은 집이다. 그는 이곳에서 작품 활동하며 여생을 보냈다.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의 승전보를 울린 울돌목은 진도의 대표적인 명소다. 해남군과 진도군을 잇는 진도대교가 놓인 바다다. 진도 낙조 하면 세방낙조가 첫손에 꼽힌다. 점점이 솟은 작은 섬 사이로 서서히 내려앉은 태양이 순식간에 바다로 빨려 들어가면서 빚어내는 풍경이 환상적이다. 진도군청 관광문화과 (061)544-0151

김성환기자 ·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

한국스포츠 김성환기자 spam001@hksp.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