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영어영역은 통합형 시험으로 치러진다.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 등 선택형 수능을 도입한 지 한 해만에 다시 이전으로 돌아간 것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관계자는 "AㆍB형 선택이 대입의 유불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고, 수능 준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통합형을 다시 도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 수능 영어는 비교적 쉽게 출제될 것으로 전망된다. 출제 유형의 변화와 대비법에 대해 알아봤다.
듣기평가ㆍ빈칸추론 유형 축소
통합형 수능 영어의 가장 큰 특징은 출제 범위 축소와 유형별 문항 수의 변화다.
지난해에는 영어ㆍ영어Ⅰ(이상 A형), 영어Ⅱㆍ영어 독해와 작문ㆍ심화영어회화(이상 B형) 등 5과목에서 출제됐으나 올해에는 그 범위가 영어Ⅰ, 영어Ⅱ로 줄었다. '영어 독해와 작문' '심화영어회화' 등은 어렵다는 그간의 평을 반영해 출제과목에서 빠졌다.
유형별 출제 문항 수도 변했다. 듣기평가 문제 수가 기존 22개에서 17개로 5문항 줄었다. 대화 내용을 듣고 주제를 파악하거나 해당 대화의 관련 정보를 묻는 대의파악ㆍ세부사항유형이 감소했고, 듣기평가 시간 역시 30분에서 25분으로 감축됐다.
읽기 문항은 5문항 늘어 총 28문제가 출제될 예정인데,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 빈칸 추론 유형은 기존 7문항에서 4문항으로 줄었다. 지난해 수능에서 빈칸 추론 문항은 A형에서 3문항, B형에서 6문항이 출제됐는데, 정답률은 A형 33.75%, B형은 34.08%로 전체 정답률 A형 64.03%, B형 68.24%의 절반에 그쳤다. 그만큼 까다로운 유형을 줄여 난이도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대신 지문의 주제와 제목을 묻거나 글의 순서를 배열하는 문항이 늘었다. 문법ㆍ어휘는 3문제, 1개 지문에 2~3개 문항을 묻는 복합유형 역시 5문항으로 지난해와 같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해 A형 듣기 평가에서 나왔던 '지도를 활용한 길 찾기' 문항은 더 이상 출제되지 않고, 듣기ㆍ읽기에서 새로 추가되는 신유형의 문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진학사 김희동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오답률이 가장 높은 빈칸추론 유형이 축소돼 전년보다 문제풀이가 수월해졌다고 평할 수 있다"면서도 "읽기 지문이 늘어 중하위권 학생들은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 영어 지난해 B형보다 쉬울 것으로 예상
쉬운 수능 기조에 따라 올해 수능 영어의 난이도는 지난해 B형보다는 쉽고, A형보다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김희동 소장은 "시험이 전반적으로 쉬워지면서 평균점수는 오르겠으나 전체 수험생에서 본인의 위치를 나타내는 표준점수는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럴 경우 영어의 변별력이 약화돼 국어ㆍ수학ㆍ탐구 등 다른 과목이 대입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영어 만점자가 속출했던 2012학년도 수능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당시 영어영역에서 만점을 받은 학생은 전체 수험생의 2.67%였다. 한 문제만 틀려도 1등급을 받지 못해 대입에 큰 혼선이 빚어졌다. 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만점자가 많이 나와 변별력이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수능 영어 만점자는 2013ㆍ2014학년도에 각각 0.66%, 0.39%(B형 기준)였다.
변화 유형에 맞춰 준비해야
수능 영어는 듣기 17문항, 읽기 28문항을 70분간 풀어야 한다. 읽기는 긴 지문을 모두 해석하려고 하면 정해진 시간에 문제를 풀기 힘들 수 있다. 따라서 독해시간을 줄이려면 평소 구ㆍ절 단위로 문장을 끊어 해석하는 식으로 공부를 해야 한다. 한 문제당 100초씩 시간을 배정해 실전과 같은 연습을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읽기 영역보다 비교적 쉽다고 느끼는 듣기평가는 1.2~1.5배속으로 매일 30분 이상 지문을 들으며 감을 잃지 않게 해야 한다. 짧은 시간에 핵심 내용을 파악해야 해 항상 어휘, 표현 등은 정리해주면 좋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번에 변화한 세부 유형에 맞춰 준비를 하는 것이다. 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에 게재된 '통합형 수능 영어 영역 학습 안내 자료'에는 유형별 예시문항과 학습법이 소개돼 있으니 참고하면 좋다.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오종운 평가이사는 "빈칸 추론은 문항 수가 축소됐지만 고득점을 위한 변별력 높은 유형이므로 상위권일수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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