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도 없고, (윤)석민도 없지만' 2014 프로야구는 어느 해 보다 풍성한 투수부문 대기록 잔치를 예고하고 있다.
기록 달성 첫 테이프는 LG 베테랑 투수 류택현(43)이 끊는다. 류택현은 투수 최초 통산 900경기 출전에 단 1경기 만을 남겨 놓고 있다. 29일 잠실 두산전에 나가면 시즌 개막전부터 대기록을 달성한다. 류택현은 1994년 OB(현 두산) 유니폼을 입고 데뷔해 지난해까지 19시즌을 뛰며 899경기에 등판했다.
류택현은 또 아시아 투수 최다 등판 기록 경신도 정조준 하고 있다. 종전 기록은 일본인 투수 요네다 데쓰야(1956~77년)가 보유한 949경기다. 류택현이 올 시즌 51경기 이상을 출전한다면 아시아 신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다. 지난해 58경기에 나선 만큼 부상만 없다면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롯데 정대현(36)은 통산 100홀드에 3개를 남겨 놨다. 100홀드를 채울 경우 류택현, 이상열(37ㆍLG), 정우람(29ㆍSK), 권혁(31), 안지만(31ㆍ이상 삼성)에 이어 여섯 번째이며 사이드암 투수로는 최초다. 또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100홀드-100세이브 금자탑을 세운다.
통산 116승으로 현역 최다승 투수 배영수(33ㆍ삼성)는 120승을 넘어 130승까지 바라볼 수 있다. 역대 통틀어 130승 이상을 올린 투수는 5명에 불과하다. 올해 재기에 성공한 손민한(39ㆍNC)은 통산 108승으로 배영수의 뒤를 바짝 좇고 있다.
타자부문에서도 굵직한 기록이 쏟아질 전망이다. '큰' 이병규(40ㆍLG)가 시즌 초반에 2,000안타 대기록 고지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까지 1,972안타를 친 이병규는 28개만 더 보태면 대망의 통산 2,000안타를 채운다. 프로야구 역사상 양준혁(은퇴ㆍ2,318개)과 전준호(은퇴ㆍ2,018개), 장성호(37ㆍ롯데ㆍ2,071개)만 밟은 고지다. 이병규가 네 번째가 되면 2008년 만 39세로 달성한 전준호를 넘어선 최고령 기록이다.
최고령뿐만 아니라 최소경기 2,000안타도 의미가 있다. 이병규는 LG 유니폼을 입고 14시즌을 뛰는 동안 통산 1,624경기에서 1,972안타를 기록했다. 산술적으로 현재 최소경기(1,803경기) 2,000안타 기록 보유자 양준혁보다 무려 150경기 이상 단축할 수 있다.
장성호는 나아가 양준혁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2,100안타를 노린다. 또 올 시즌 90경기에 더 나가면 양준혁(2,135경기), 김민재(은퇴ㆍ2,111경기) 이후 세 번째로 2,100경기 출전을 달성한다. 이는 현역 타자 가운데 최다 출전 경기 기록이다.
두산 홍성흔(37)은 역대 10번째로 통산 1,000타점 고지를 무난히 밟을 전망이다. 앞으로 13개만 추가하면 된다. KIA로 둥지를 옮긴 이대형(31)은 21개를 더하면 역대 4번째로 통산 400도루를 달성한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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