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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과장 자살 기도… '증거조작' 윗선 수사 난항 겪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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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과장 자살 기도… '증거조작' 윗선 수사 난항 겪을 듯

입력
2014.03.24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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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의 핵심 수사대상인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국 소속 권모(51) 과장이 자살을 기도하면서 '윗선'을 겨냥한 검찰 수사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경찰 등에 따르면 권 과장은 22일 오후 1시30분쯤 경기 하남시 하남대로의 한 빌딩 앞에 주차된 산타페 차량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앞서 권 과장은 21일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검사장)의 3차 소환 조사를 받던 중 오후 3시쯤 갑자기 청사 밖으로 나가 버렸다. 권 과장은 발견 당시 평상복 차림으로 운전석 의자를 젖힌 채 누워 있었고, 조수석 바닥에는 철제 냄비 위에 재만 남은 번개탄이 놓여 있었다. 권 과장은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서울아산병원 응급중환자실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지만 의식불명 상태로 매우 위중하다고 병원측은 밝혔다.

윤 검사장은 권 과장의 자살 기도 소식을 접한 후 "수사 과정에서는 전혀 문제는 없었다"면서도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이며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윤 검사장은 "국정원 대공수사요원들이 위험하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임무를 다하고자 하는 헌신과 희생을 높이 평가하고 존중한다"며 "수사 방식을 다시 점검해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권 과장은 27년간 대공 업무만을 맡아왔으며 굵직한 간첩사건 수사에 다수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선양(瀋陽) 주재 총영사관 부총영사로 파견됐던 권 과장은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34)씨 재판부에 제출할 위조문서 입수 계획을 논의한 인물로 지목돼 지난 19∼21일 3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다. 그는 자살을 기도하기 전 지인들에게 검찰 수사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검찰은 돌발상황이 발생했지만 신병을 확보한 국정원 협력자 김모(61)씨와 유씨 수사팀장인 김모 과장을 이르면 이달 말 구속 기소하는 등 수사는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유씨 사건의 수사와 공소유지를 담당한 검사들이 문서위조 사실을 인지했는지도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지난 22일 국정원 대공수사팀장인 이모 처장을 조사하면서 '윗선' 수사에 시동을 걸었지만 권 과장의 자살 기도로 수사가 조기에 종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검찰 출신의 중견 변호사는 "국정원이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조직을 보호하고 윗선으로 수사가 번지는 것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꼬리 자르기를 시도하다 보니 결국 직원의 자살 기도로 이어진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하남=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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