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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선 통신장비 불타 신고 못한 채, 바다 뛰어든 선원들 몸은 식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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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선 통신장비 불타 신고 못한 채, 바다 뛰어든 선원들 몸은 식어갔다

입력
2014.03.2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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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상에서 조업하던 어선에서 불이 나 선원 6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24일 제주해경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30분쯤 제주시 차귀도 남서쪽 108㎞ 해상에서 조업하던 추자 선적 유자망 어선 성일호(38톤)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이 사고로 선원 9명(한국인 4명·인도네시아인 5명) 중 한국인 이모(45)씨와 인도네시아인 5명 등 6명이 숨지고, 선원 전모(50)씨가 실종됐다. 선장 김모(37)씨와 선원 이모(49)씨 등 2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결이 1~1.5m로 비교적 바다가 잔잔했음에도 인명피해가 커진 것은 통신장비가 불타면서 구조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오전 1시30분쯤 화재를 발견한 선장 김씨는 선원들을 깨워 탈출하도록 지시했고, 선원들은 5분만에 구명동의를 입고 바다에 뛰어들었다. 선장 김씨는 해경에서 "배 뒤쪽에 가스통이 있어 터질 경우 큰 인명피해가 날 것으로 생각해 탈출을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곧바로 해경과 인근 어선에 사고 사실을 알리려 했으나 통신장비가 불타 고장나면서 문제가 생겼다. 결국 김씨도 구명동의 없이 마지막으로 바다에 뛰어내린 뒤 스티로폼에 의지해 구조를 기다렸다.

오전 4시55분쯤 사고 지점을 지나던 한 어선이 성일호를 발견해 신고했고, 해경 구조함정은 6시5분쯤에야 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선원들은 6시간 가량 차가운 바다에 빠져 있었고, 오전 7시30분까지 8명이 구조됐지만 이 가운데 6명이 숨졌다. 해경 관계자는 "정확한 사인은 부검을 해봐야 알 수 있다"면서도 "장시간 바다에 빠져 있었기 때문에 저체온증 및 심정지를 일으켜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경은 선장 김 씨를 상대로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실종자 수색작업에 전력하고 있다. 성일호는 지난 21일 오후 4시쯤 추자항에서 출항신고를 하고 조기잡이에 나서 다음달 5일 오후 8시쯤 제주항에 입항할 예정이었다.

제주=정재환기자 jung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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