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 항체를 지닌 개 12마리가 추가로 확인됐다. 병증은 없고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항체만 발견돼 '무증상 감염'이라고 할 수 있다. 감염 경로는 추적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충남 부여군 개 사육농장과 천안시 양계농장에서 기르던 개 각 11마리와 1마리에서 AI 바이러스 항체가 나왔다고 24일 밝혔다. 이로써 AI 항체가 검출된 개는 이달 11일 충남 천안시의 산란계농장에서 확인된 1마리에 이어 13마리로 늘었다.
농림부에 따르면 부여의 개 사육농장은 AI 확진 판정을 받은 종계농장과 4.5㎞ 가량 떨어져있다. 기르고 있는 150마리 중 이번에 20마리를 검사한 결과 11마리에서 AI 항체가 발견됐다. 권재한 농림부 축산정책국장은 "종계농장에서 죽은 닭을 사육 중인 개의 먹이로 준 정황이 포착돼 관련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잠복기간(21일)을 감안하면 AI 확진 전에 폐사한 닭이 개 사육농장에 흘러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천안의 경우는 AI 발생 양계농장에서 살던 개라 죽은 닭을 먹을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11일 AI 항체가 확인된 개와 비슷한 경로를 밟았을 가능성이 높다. 방역당국은 46개 농가에서 AI 감수성동물로 분류되는 개와 돼지의 시료를 분석 중이며, 현재 28건의 검사를 완료했다. 다행히 돼지에게선 AI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일반적인 감염 경로를 추정할 뿐 아직 바이러스의 체내 침투 과정을 정확히 밝히지 못하고 있다. 보통 AI는 가금류의 분변, 깃털 등에 깃든 바이러스가 동물의 호흡기로 들어가 폐의 뿌리에 닿아야 증상이 나타난다. 주이석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질병관리부장은 "해당 개들이 가금류 사체를 먹은 사실은 있지만 바이러스가 호흡기로 들어갔는지, 폐의 어느 부위까지 도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이 해당 개 중 1마리를 해부해 조직검사를 할 계획이지만, 이미 항체가 형성된 터라 정확한 원인 규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B형 간염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에게서 항체가 발견되는 것처럼 해당 개들도 건강해 바이러스를 무증상으로 이겨내고 항체만 흔적으로 남았다고 볼 수 있는 만큼 불필요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에 발병한 H5N8형 AI가 신종이니 관련 정보를 축적하는 작업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김민호기자 kimon8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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