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25일까지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이바라키(茨城)현 도카이무라(東海村) 원자력연구시설이 보관중인 핵무기 전용이 가능한 고농축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미국에 넘기는 방안을 발표한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도카이무라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는 고속로 임계실험에 사용하기 위해 순도 93%의 고농축 우라늄 199㎏과 순도 92도의 플루토늄 290㎏을 보관중이다. 이는 10여기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미국은 이 물질의 순도가 높아 핵무기 전용이 쉬워 테러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아 핵 물질 통합 보관 차원에서 일본측에 물질을 넘겨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일본은 이들 시설 이외에도 원전 연료용으로 플루토늄 40톤 가량을 보유중이며 아오모리(青森)현 롯카쇼무라(六ヶ所村) 재처리공장 가동을 통해 더 많은 플루토늄을 생산할 예정이다.
일본은 핵무기 전용 가능 물질을 대량 확보하고 있는 반면, 보안과 테러에는 취약한 사실도 드러났다. 2001년 9ㆍ11 테러 이후 원전 시설에 무장 경찰을 상주시키고 있는 미국과는 달리 일본은 원전 시설 노동자의 범죄 경력 조회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시설 경비도 총기를 소지하지 않은 민간업체에 맡기고 있다.
케빈 메어 전 주일 미 대사관 과학기술 담당은 "일본 원전 관계자에게 '원전은 테러리스트의 주요 표적'이라고 충고했더니 '일본은 총기소유가 불법이므로 무장 경비원은 필요하지 않다'는 답을 들은 적이 있다"고 회고했다.
일본이 보유중인 플루토늄과 우라늄은 최근 아베 총리의 우경화 정책과 맞물려 일본의 핵무장을 우려하는 주변 국가로부터 관심의 높아지고 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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