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피격사건 이후 4년 동안 이 사건과 무관하다며 요지부동인 태도와 달리, 해상 침투 및 공격 능력을 날로 강화하고 있다는 게 우리 군 당국의 평가다. 올해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쪽 해상의 우리 해군 함정을 기습 공격해 NLL을 쟁점화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까지 제기될 정도로 최전방의 긴장도는 상승일로다.
이에 대응해 우리 군은 연안 방어와 대(對)잠수함 작전 능력 위주로 전력 증강을 해왔지만 북한의 도발을 차단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군 당국에 따르면 최근 북한의 해상 기습 침투 전력이 동ㆍ서해에 대폭 보강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북한이 건조 중인 특수부대 승선용 신형 고속 침투선박(VSV)이 대표적이다. 시속 100㎞ 이상인 데다 레이더망 회피용 스텔스 도료까지 칠해진 것으로 파악되는 이 선박은 지난해 동해안에서 처음 시험 운항됐고 현재 실전 배치 단계라는 것이 군의 분석이다. 군 관계자는 "이 선박은 북한 동해함대 예하 전방 기지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운용되고 있는 반(半)잠수정 '대동-B급'과 더불어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10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기동훈련 참관 당시 처음 공개된 200톤급 신형 전투함도 얼마 전 서해에 실전 배치된 최신 전력이다. 30㎜기관포와 함께 사격통제장치를 갖춘 76㎜ 함포가 장착돼 있다. 이 함포는 서해상에 배치된 우리 해군 고속정 '참수리'의 40㎜ 함포보다 사거리(12㎞)가 훨씬 길고, 자동조준장치도 갖추고 있다.
잠수함정 전력 강화도 꾸준하다. 이미 우리 군의 7배인 70여대 규모의 잠수함정을 보유 중인데도 소형 연어급(130여톤) 등 잠수함정 1, 2척을 매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리 군의 전력 확충도 만만치 않다. 우선 잠수함 탐지 거리가 구형보다 2배 이상 긴 신형 소나(음파탐지기)와 해상작전헬기를 보유해 대잠 능력이 한층 뛰어난 첫 차기 호위함 인천함(2,300톤급)이 서해 NLL을 지키는 해군 2함대에 지난해 배치됐다. 차기 호위함은 구형 호위함(1,800톤급) 및 초계함(1,200톤급)을 대체하는 수상함으로, 2020년대 중반까지 약 20척이 도입된다.
노후 고속정 참수리를 대신할 유도탄 고속함(450톤급)은 1번함인 윤영하함을 시작으로 현재 15번함까지 건조돼 동ㆍ서해에 실전 배치됐다. '잠수함 킬러'로 불리는 해상 초계기는 신형 8대(P-3CK)가 추가 도입돼 16대로 늘었고 구형 8대의 성능 개량도 올해부터 추진되고 있다. 수상함과 잠수함에는 정밀타격 능력을 갖춘 순항 미사일도 각각 장착된 상태다.
문제는 방어력 강화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해군 관계자는 "북한 잠수함정을 식별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고 있지만 수상함이 잠수함을 완벽 탐지하기는 애초 불가능한 데다 하염없이 투자할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군사전문가인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은 "천안함 사건 이후 응당 이뤄져야 했을 전술 연구가 부족하다는 게 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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