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이나 섬 등 오지로 갈수록 수업 듣는 아이들 눈이 더 반짝거립니다. 어쩌면 아이들 눈빛에 중독됐는지도 모르겠네요."(박혜정 현대모비스 CSR팀 차장)
자동차 부품 기업 현대모비스가 개최하는 주니어 공학교실이 올해 열살이 됐다. '어린이들에게 과학을 돌려주자'는 광고 문구로 유명한 공학교실은 현대모비스 용인기술연구소가 과학영재 육성을 위해 2005년 시작했다. 지금은 용인 외에 천안, 울산 등 현대모비스 대규모 사업장이 있는 지역으로 확대됐다.
현재 현대모비스 사업장 인근 14개교, 560여명의 학생들이 방과후 수업 형식으로'주니어 공학교실' 혜택을 누리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주니어 공학교실을 우리학교에서도 열어 달라'는 요청이 전국에서 오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참여 학교 수를 2배인 14개로 늘려 운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해 전국 각지를 도는 이동교실도 열고 있다"고 말했다.
매달 한 차례씩 7개월 동안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주니어공학교실은 '태양에너지로 움직이는 자동차 만들기', '차선이탈방지시스템을 이용한 스마트카 만들기'등 실습위주로 진행된다. 2시간의 수업 시간 중 이론교육에 할당된 시간은 30분이고, 나머지는 모두 실습이다. 재능기부 형식으로 참여 중인 김재용 사원은 "아이들의 집중력이 놀라울 정도"라며 "공학교실의 인기 비결은 집중력이 약한 어린이들도 흥미를 갖게 만들고, 스스로 달려들어 만들어보도록 하는 교과과정에 있다"고 역설했다.
전자 및 기계공학 전공자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 공학교실을 운영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 이 업체는 여기 그치지 않고 강의의 높은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모든 수업은 사내 연구원들이 직접 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연초 사업 계획을 세우면서 거기에 맞는 수의 직원으로 구성된 교사들을 선발한다"며 "재능기부는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만족도가 높기 때문에 가급적 참여를 원하는 지원자 모두가 동참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년 수업 주제는 공학한림원, 한양대학교 청소년 과학기술 진흥센터와 공동으로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내용으로 선정한다. 주제 선정 뿐 아니라 쉽고 재밌는 교재도 직접 개발하고 있다. 또 10년 동안 축적된 교수법을 전국 사업장에서 선발된 직원 강사진이 초등학교 과학교사에게 전수해 일선 교사들 사이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어린이들의 안전과 미래 세대를 위한 환경에도 관심을 갖고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이 '투명우산 나눔' 캠페인이다. 비오는 날 교통사고 위험이 평소보다 높다는 점에 착안한 사업으로 2010년부터 매년 투명한 우산 10만개를 제작해 전국 120여개 초등학교에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어린이 교통사고는 매년 1만4,000건이 넘는다. 특히 어린이 보호구역 내 어린이 교통사고도 800건으로 사망자 증가율이 매년 크게 상승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아이들은 주의력과 판단력이 어른보다 떨어져 비오는 날 우산이 시야를 가려 교통사고의 위험이 한층 높다"며 "여기에 바람까지 심하게 불면 이를 막으려고 우산으로 시야에 들어오는 차량이나 설치물을 가리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모비스가 제작한 '어린이용 특별 우산'은 경량 알루미늄과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해 가볍고 튼튼해 찢어지거나 거센 바람에도 부러질 가능성이 낮다. 또 우산이 불빛을 반사해 비 때문에 어두운 낮 시간이나 밤길에 운전자가 우산을 쓴 어린이를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투명우산 나눔 행사는 학교와 학부모들의 호응이 높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투명우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서 다른 단체서도 비슷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며 "자동차 부품기업으로서의 특화된 사업이 다른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기쁘다"고 말했다.
충북 진천군, 자연환경국민신탁과 함께 진행하는 '모비스 숲' 가꾸기 사업도 미래 세대를 위한 현대모비스의 사회 공헌 활동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숲 조성에 들어갔다. 향후 10년간 100억원을 투자해 진천군 초평호 인근에'모두가 함께하는 행복한 숲'을 테마로 108ha 규모의 숲을 조성하게 된다. 현대모비스는 진천군 주민과 의회의 의견을 수렴해 테마를 구성하고, 외부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숲 조성 후 토양 및 수종 변화에 따른 생태계 변화도 면밀히 검토해 숲의 디자인과 수종을 정할 방침이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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