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경찰서는 주택가에서 2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강도살인 등)로 공익근무요원 이모(21)씨를 검거,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22일 오후 11시10분쯤 서울 반포동의 한 빌라 1층 주차장에서 김모(25)씨의 금품을 빼앗으려다 반항하자 흉기로 김씨를 찌르고 벽돌로 내리쳤다. 김씨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이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2시간 넘게 대치하다 23일 오전 1시15분쯤 체포됐다. 당시 이씨는 자신의 목에 흉기를 대고 "외롭게 살았고 사람들이 나를 괴롭힌다"면서 "접근하면 자살하겠다"고 위협하다 흉기를 버리고 경찰에 붙잡혔다. 이씨는 술에 취한 상태였으며, 범행 전 인근 PC방에서 6만원이 들어 있는 지갑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2012년 12월 현역으로 입대한 뒤 '현역 부적격' 판정을 받고 경기 김포의 한 주민센터로 발령받아 공익요원으로 일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범행 이틀 전인 20일 점심시간에 주민센터를 무단 이탈, 몇 시간 뒤 어머니와 말다툼을 하고 집을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는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김씨가 보여서 쫓아갔다. 흉기로 위협해 집에 들어가 돈만 훔치려고 한 것이지 처음부터 사람을 죽일 생각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씨가 숨진 김씨와 아무 관계가 없어 우발적으로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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