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이범균)는 유신체제를 비판했다가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형을 받았던 박형규(91) 목사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지난 해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을 근거로 “긴급조치 9호는 민주주의의 본질적 요소인 표현의 자유와 신체의 자유, 헌법상 보장된 청원권을 심각하게 제한한다”고 밝혔다.
박 목사는 1978년 2월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에서 유신체제를 비판하고 새 민주헌법 제정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3ㆍ1 민주선언’을 발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 목사는 또 같은 해 9월 전주에서 열린 시위에 동참하라고 권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도 받았다. 당시 법원은 두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 판결을 내려 박 목사에게 징역 5년과 자격정지 5년을 선고했었다. 재심 재판부는 다만 집시법 위반 혐의는 1989년 법률 개정으로 형이 폐지된 경우에 해당해 면소 판결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