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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부 해킹? 해프닝으로 끝나

입력
2014.03.2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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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보안업계를 긴장에 빠뜨렸던 국제 해커조직 '어나니머스'의 사이버 공격 예고는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다.

23일 미래창조과학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자신들을 '어나니머스'라고 밝힌 한 조직이 지난 22일 트위터(계정 @AnonOpsokor)와 유튜브 등을 통해 "4월14일 한국 정부를 공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해킹의 이유로 "한국 정부가 세금을 낭비하고 있고 언론을 왜곡해 시민들을 억압하고 있다"는 점을 들기도 했다.

20일 후 해킹공격을 가할 것이란 어나미머스의 예고가 나오자 정부는 진위파악과 함께 대응책 마련에 나섰고, 보안업계도 가능한 공격시나리오를 점검하는 등 분주해졌다. 미래부 관계자는 "진위여부는 알 수 없지만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SNS상에선 곧바로 진위논쟁이 벌어졌다. 지난해부터 어나니머스 코리아의 공식 계정임을 자처해온 트위터 계정(@YourAnonNewsKR)은 "저 계정(@AnonOpsokor)은 선동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며 우리의 일원도 아니다. 우리는 동참할 뜻이 없다"고 주장했다.@YourAnonNewsKR는 지난해 6월25일에는 '우리민족끼리' 등 북한 사이트에 대한 대대적인 사이버 공격을 진행해 가입자명단을 유출해 공개한다는 트윗을 올린 바 있고, 팔로어도 2만명 이상이었다. 반면 이번에 한국 정부를 공격하겠다고 밝힌 @AnonOpsokor는 지난 12일 첫 트윗글을 게시했고, 팔로어도 30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논란이 계속되자 @AnonOpsokor는 이날 오후 "#OpKorea(정부 해킹 계획)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별다른 설명도 없었고, 트위터 계정까지 탈퇴했다. 결국 4월14일 공격설은 해프닝으로 끝난 셈. 이에 대해 어나니머스 코리아(@YourAnonNewsKR)는 "그냥 우리나라만 한번 흔든 꼴이 됐습니다. 4월 14일날 공격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애초 해킹 공격을 예고한 이들이 어나니머스를 모방한 국내 소규모 해커 조직일 것으로 추정했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실제 어나니머스와 다른 점이 많았다. 공격 이유도 좀 엉뚱했다"며 "해커 조직에 대한 정확한 실체 파악이 어렵다 보니 매번 아이들 장난 같은 해킹 위협에 정부가 꼼짝 못하고 휘둘린다"고 지적했다.

어나니머스(anonymous)는 정치적 자유와 인터넷 검열반대 등을 이유로 사이버공격을 하는 국제해커그룹. 미국의 이민자 정책에 항의해 각 주 정부 전산망을 공격하기도 했고, 중동에선 반정부 시위대를 지지하며 정부를 공격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브라질이 너무 많은 공적 자금을 월드컵에 투입했다는 이유로 국제축구연맹(FIFA)과 월드컵 스폰서 기업들에 대해 공격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강희경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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