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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노래는 아직도 귓가에 쟁쟁한데… 세계가 록의 전설 추모 열기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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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노래는 아직도 귓가에 쟁쟁한데… 세계가 록의 전설 추모 열기 속으로

입력
2014.03.23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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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사라지기보다는 한 번에 타버리는 게 낫지."

'얼터너티브 록의 전설' 커트 코베인이 닐 영의 노래 '헤이 헤이, 마이 마이'의 한 구절을 유서에 남기고 세상을 떠난 지 어느덧 20년이 지났다. 스물일곱 살의 청년 커트 코베인이 1994년 4월 5일 자살하면서 전설로 남게 될 록 밴드 너바나는 해체됐고, 얼터너티브 록의 일종인 그런지 록도 사망선고가 내려졌다. 살아 있었다면 지난달 20일 마흔일곱 생일을 맞았을 코베인의 삶과 음악을 추모하는 행사가 20주기를 전후해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그의 20주기를 앞두고 미국 로큰롤 명예의 전당은 올해 너바나를 헌액 명단에 올렸다. 너바나가 록 음악의 전설이 된 건 오래 전 일이었지만 이제야 제대로 공인을 받은 셈이다. 데이브 그롤이 합류하기 전 너바나의 데뷔 앨범 '블리치'에서 드럼을 연주했던 채드 채닝은 헌액 명단에서 제외됐다. 너바나의 남은 두 멤버 크리스 노보셀릭과 그롤은 함께 명단에 오른 키스, 홀 앤 오츠, 피터 개브리얼, 린다 론스태트, 캣 스티븐스 등과 함께 오는 4월 10일 뉴욕 바클리스 센터에서 열리는 기념 공연 무대에 선다.

앞서 지난달 코베인의 고향인 워싱턴주 애버딘시는 그의 생일을 '커트 코베인의 날'로 정하는 것과 동시에 애버딘 역사 박물관에 세운 코베인의 동상을 공개했다. 빌 심슨 애버딘 시장은 "커트 코베인의 고향으로서 애버딘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지만, 눈물을 흘리며 기타를 치고 있는 동상의 얼굴이 실제 모습과 많이 달라 팬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코베인의 삶과 음악을 되돌아보는 책들도 미국 현지에서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2002년 을 펴냈던 찰스 크로스는 18일 을 출간했다. 부제처럼 사후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커트 코베인이 대중 문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유를 살피는 내용이다. 저자는 "커트 코베인은 존 레넌, 밥 말리, 브루스 스프링스틴, 보노와 같은 선상에 있다"고 말했다.

주간지 '라이프'는 커트 코베인과 너바나의 사진을 모은 단행본 를 최근 펴냈고, 커트 코베인의 친구들과 음악계 지인들의 증언을 모은 은 4월 1일 출간된다. 를 낸 저널리스트 캐리 보르질로는 "코베인은 일반적인 것에서 벗어난 사람들의 대변인 같은 존재였다"면서 "20년 전만 해도 우울증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TV를 켜면 5초에 한 번씩 우울증 관련 광고가 나온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온라인에서는 자살로 결론지었던 코베인의 사망에 대해 경찰이 수사를 재개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타살이기를 바라는 팬들의 마음이 간절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시애틀 경찰은 "수사는 이미 종결됐고 재수사는 없다"면서 타살 가능성을 배제했다. 경찰은 사망 현장 비공개 사진 일부를 공개하면서 "수사 결과를 뒤엎을 만한 부분이 없다"고 강조했다.

커트 코베인은 1987년 크리스 노보셀릭 등과 얼터너티브 록 밴드 너바나를 결성한 뒤 데뷔 앨범 '블리치'를 발표했고, 1992년 히트곡 '스멜스 라이크 틴 스피릿'이 담긴 두 번째 앨범 '네버마인드'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며 정상에 올랐다. 록 밴드 홀의 커트니 러브와 결혼해 딸까지 얻은 뒤에도 마약 중독으로 정상적인 삶을 이어가지 못하던 그는 1994년 4월 5일 시애틀 자택에서 생을 마감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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