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훈은 올해 출발이 썩 좋지 않다. 연초 바둑왕전에서 박정환과 이세돌에게 잇달아 패점을 기록했고, 맥심커피배서는 뜻밖에 조혜연에게 발목을 잡혔다. 올해 첫 세계대회인 백령배서는 예선도 통과하지 못했다. 국수전 예선에서 4연승을 거둬 본선에 오른 게 그나마 다행이다.
1이 이른바 호구자리 급소로 흑의 입장에선 이곳을 먼저 두는 게 당연하지만 2로 두점머리를 얻어맞은 게 무척 아프다. 일단 3, 4를 교환했지만 다음 응수가 마땅치 않다. 1, 3으로 반발하는 건 4, 6 다음 A와 B가 맞보기여서 흑이 안 된다. 그렇다고 1로 두는 건 백돌에 대한 영향력이 전혀 없어서 불만이다.
김성진이 실전에서 5, 7로 응수한 게 최선의 대응이다. 계속해서 9, 10을 교환한 다음 11로 백돌에 코붙인 것도 멋진 맥점이다. 백이 달리 반발할 여지가 없다. 12부터 18까지 거의 외길 진행인데 이 결과는 언제든지 흑A로 백 두 점을 잡는 게 절대선수여서 흑이 약간 편한 모습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