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효 부산 감독은 23일 서울과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담담해 했다. 그는 2002년 9월25일 이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상대를 한번도 이기지 못한 징크스에 대해 묻자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라며 “언젠가는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짐짓 여유 있는 표정을 지었다.
부산의 골키퍼 이범영(25)이 지긋지긋한 ‘서울 징크스’를 날려 버렸다. 부산은 23일 열린 2014 K리그 클래식 3라운드 서울 원정 경기에서 두 차례 페널티킥(PK)을 막아낸 이범영의 선방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경기 전까지 서울 원정에서 17경기 연속 무승(3무14패)으로 밀렸던 부산은 승점 6(2승1패)을 기록, 5위로 올라섰다. 서울은 1무2패(승점 1)의 부진에 빠졌다.
개막 이후 1승도 챙기지 못했던 서울은 부산을 상대로 경기 초반부터 강하게 몰아 붙였다. 그러나 서울은 단 한차례 실수로 무너졌다. 전반 22분 중원에서 상대 고명진의 실수를 틈타 볼을 뺏어낸 부산 양동현이 그대로 단독 드리블, 상대 수비를 무너뜨린 뒤 왼발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반격에 나선 서울은 9분 뒤에 고요한이 페널티킥을 얻어냈지만 오스마르 이바네스가 찬 슈팅이 이범영에게 막혀, 고개를 떨궜다. 서울은 0-1로 뒤진 후반 9분 만에 하파엘 코스타를 빼고 세르히오 에스쿠데로를 투입해 동점골 사냥에 나섰다. 기회는 후반 34분에 찾아왔다. 서울 박희성이 상대 이원영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 이번에는 김진규가 키커로 나섰지만 다시 한번 이범영의 손에 걸려들었다.
이원영의 경고 누적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한 서울은 만회골을 넣기 위해 파상 공세를 펼쳤지만 이범영의 거미손 그물망에 모두 막히고 말았다.
경기 후 이범영은 “서울 원정 징크스를 깨고 승리를 이끌 수 있어서 너무나 기분이 좋다”며 활짝 웃었다. 2차례 위기를 모두 막아낸 그는 “PK가 부담스럽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오히려 골키퍼만의 축제라 생각하고 즐기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울산은 이날 3경기 연속골을 넣은 김신욱의 활약에 힘입어 인천을 3-0으로 제압했다. 울산은 3연승으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전북은 상주와 0-0으로 비겼다.
전날 열린 경기에서는 포항이 수원에 8경기 연속 무패(7승1무) 행진을 이어가며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포항은 2연패 뒤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제주는 성남을 1-0으로, 전남은 경남을 3-2로 꺾었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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