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 2년 차를 맞은 류현진(27ㆍLA 다저스)이 2014년 정규시즌 첫 등판에서 승리를 맛봤다. 류현진은 23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의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개막 두 번째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5이닝 동안 2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총 87개(스트라이크 55개)를 던지면서 삼진은 5개, 직구 최고 시속은 92마일(148㎞)이었다. 팀이 6-0으로 앞선 6회말 오른손 투수 크리스 위스로와 교체된 류현진은 다저스가 7-5로 이기면서 올 시즌을 상쾌하게 출발했다. 류현진은 한국인 투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그 해외 개막전 승리 투수도 됐다.
▲1회 징크스도, 낮 징크스도 없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첫 해인 지난해 1회 평균자책점이 상당히 높았다. 30경기에서 14승8패, 3.00의 평균자책점을 올리면서도 첫 번째 이닝에서는 5.1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특히 초구부터 15구까지 던지는 동안 유독 많은 안타와 볼넷, 실점을 했다. 지난해 192이닝 동안 182안타 49볼넷 67실점을 내준 그는 1~15구에 54안타, 13볼넷, 25실점이 몰렸다.
하지만 올 시범경기부터 달라졌다. 1회 징크스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였다. 앞서 4차례의 시범경기를 소화한 류현진이 1회 실점한 경우는 단 1번 있었다. 4이닝 4안타 2실점 한 지난 6일 신시내티전이었다. 류현진은 이날도 2사 후 3번 폴 골드슈미트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4번 마틴 프라도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1회를 깔끔하게 막았다.
낮 경기 징스크도 없었다. 류현진은 작년 낮 경기에서 3승3패에 4.02의 평균자책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자신의 목표였던 2점 대 평균자책점을 놓친 것도 낮 경기 부진이 한 몫 했다. 그러나 현지시간으로 낮 1시에 열린 이날에는 실점이 없었다. 2개의 안타, 1개의 볼넷이 전부였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com도 “류현진이 2년 차 시즌을 인상적으로 시작했다”며 “류현진은 3만8,079명의 관중 앞에서 사이영상 수상자 클레이튼 커쇼의 개막전 승리를 잇는 투구를 펼쳤다”고 평했다.
▲류현진 교과서 투구…완벽했던 4가지 구종
제구도, 구종 선택도 완벽했다. 류현진은 87개 공을 직구 51개(58.7%), 체인지업 19개(21.8%), 슬라이더 13개(14.9%), 커브 4개(4.6%)로 채웠다. 실투가 거의 없었고, 타자의 특성을 고려한 변화구 구사가 인상적이었다. 지난해 류현진과 5차례 맞붙어 1승2패에 4.65의 평균자책점을 안긴 애리조나 타자들은 완패했다.
좌타자에게 슬라이더를, 우타자에게는 체인지업을 던졌다. 교과서적인 투구로 원하는 결과를 얻어냈다. 1회 오른손 타자 프라도는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124㎞짜리 체인지업에 헛방망이질을 했다. 2회 왼손 타자 디디 그레고리우스는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로 바깥쪽으로 흘러가는 130㎞의 슬라이더에 당했다. 빅리그 2년 차를 맞아 ‘괴물’이 새롭게 추가한 구종은 없지만, 타자들은 공을 건들지 못해 진땀을 흘렸다.
▲베이비류스, 첫 안타에 득점까지.
류현진은 타자로서도 만점짜리 성적을 올렸다.‘베이브 류스(Babe Ryuth)’다운 공격력을 뽐냈다. 안타는 첫 번째 타석에서 바로 나왔다. 9번에 배치된 류현진은 팀이 1-0으로 앞선 3회초 선두 타자로 나와 상대 선발 트레버 케이힐의 5구째를 변화구를 밀어쳐 중전 안타를 기록했다. 이후 1번 디 고든의 우월 2루타로 3루까지 진출했고, 2번 야시엘 푸이그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4회는 희생번트, 5회에는 헛스윙 삼진. 이로써 지난해 애리조나전에서 2루타 2개와 3루타 1개를 포함해 10타수 5안타의 엄청난 타격을 보였던 류현진은 애리조나전 통산 타율을 5할로 유지했다. 함태수기자
한국스포츠 함태수기자 hts7@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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