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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SNS의 은밀한 만남… 골방 네티즌들 작품제작·공유·평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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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SNS의 은밀한 만남… 골방 네티즌들 작품제작·공유·평가도

입력
2014.03.21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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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문화의 발달이 포르노 등 음란물의 소비 형태마저 바꿔놓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최근 음란물 유통에 소셜네트워크 기능이 접목되면서 공유와 평가, 창작 등 새로운 포르노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2008년 온라인 분석가인 빌 탠서는 향후 인터넷 활용도에서 소셜미디어가 음란물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예언했다. 젊은이들이 인터넷으로 음란물을 뒤지기 보다는 소셜네트워킹을 하는데 더 매진할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그리고 5년 후 실제 소셜네트워크가 세계에서 가장 방문자수 많은 웹사이트 10개 중 4개를 차지하는 등 활용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음란물 또한 여전히 온라인에서 인기가 높다. 가장 큰 온라인 음란물 사이트인 'Pornhub'에 따르면 지난해 147억명이 이 사이트를 방문해 시간당 168만명의 이용 실적을 보였다고 한다.

최근엔 그 소셜네트워크와 포르노의 경계가 흐려지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의 포르노 버전인 'Fuckbook', 인스타그램을 따라 한 'pornostagram', 유튜브를 따라 한 'PornTube' 등 온라인 포르노 웹사이트들이 등장하며 음란물 소비 시장이 점차 소셜네트워크의 모양을 갖춰가기 시작했다. 이들 사이트의 이용자들은 서로의 소장'작품'들을 공유하고 평가하며, 또 직접 만들어 올리기도 한다.

트위터가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 'Vine'을 출시한 지 4일만에 음란물이 '편집자 추천' 최상위에 올랐다고 한다. 바르셀로나에서 디지털 관련 사업을 하는 크리스티앙 토른은 이런 경향을 간파하고 사업을 시작했다. "사람들이 음란물을 소셜미디어에 올린다는 것은, 그렇게 음란물을 올릴 사이트를 원하는 것 아닌가"란 판단에서다.

그는 사진공유 웹사이트인 핀터레스트를 그대로 본 따 'Pinsex'를 만들었다. Pinsex엔 첫해 5만명이 가입했고, 매일 30만명이 방문한다. 토른은 "몇 년 전만해도 그 누구도 페이스북이 음식사진으로 도배될 줄 몰랐다. 내가 점심에 먹은 음식을 누가 관심이나 있겠냐는 게 당시 생각이다. 요즘 사람들은 뭐든 공유하길 원한다. 포르노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Pinsex에는 자신이 직접 만든 음란물을 올리는 이들도 꽤 많다. 이들 작품은 잡지에서 보던 것처럼 아름답거나 세련되지 않은데도 매우 인기가 높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포르노의 사회화에 대해 학계도 비상한 관심을 쏟고 있다. 시몬 린드그렌 스웨덴 우메아대학 사회학과 교수는 "오늘날 포르노의 소비층은 더 이상 자기 방에 숨어 자위하는 외로운 이들이 아니다. 이들은 비평적이며 창조적으로 상호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자들은 포르노의 사회화 정도가 더 이상 진전될 것 같지는 않다고 입을 모은다. 온라인에서 포르노를 공유하는 행위는 앞으로도 익명을 바탕으로 할 것이란 전망이다. 페이스북처럼 공개된 소셜네트워크에 자신의 음란물 섭렵 흔적을 남기려고는 하지 않을 것이다. 샤리프 모울러보커스 서섹스 대학 교수는 "예전에도 도색 영화를 본 걸 상사나 부모에게 말하진 않는다. 페이스북에 연결된 사람들 모두와 자신의 성적 욕망을 공유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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