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 기간에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이 열리게 되자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한ㆍ일 순방 전에 짐을 덜게 됐다며 환영하고 나섰고, 일본 언론은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사이의 첫 회담이라는 쪽에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이 공식 논평을 통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백악관의 한 핵심 당국자는 20일 "한일 양국의 좋은 관계가 미국의 최선의 이익"이라고 말했다. 한일관계의 개선을 바라는 미국 정부의 의중을 담은 표현이다. 미국은 특히 다음달 오바마 대통령의 한ㆍ일 순방을 앞두고 거북스러운 변수가 제거될 수 있다는 희망을 얻게 됐다.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이 최근 몇 년 간 지속해온 불편한 관계를 떨쳐버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일본 NHK는 21일 "아베 총리와 박 대통령에게는 취임 후 첫 공식 회담"이라며 "북핵 문제 등 세 나라 공동의 과제를 중심으로 의견을 교환할 전망이며, 관계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은 역사인식과 군 위안부 문제에서 일본의 성의 있는 대응을 요구하며 회담을 거부해왔지만, 미국의 강한 의향을 수용한 모양새"라고 적었다. 3자 회담의 의제와 관련 교도통신은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에 대한 대응이 주된 의제가 되고, 군 위안부 문제 등 한일간의 현안은 다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지통신은 "한국이 군 위안부 문제에서 일본의 성의 있는 대응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한일 양자 정상회담은 성사되지 않을 전망"이라면서 "일본은 선채로 대화를 나누는 형태로 두 정상이 접촉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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