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가 22일 막을 올린다. 4강 대진은 창원 LG(1위)-부산 KT(5위), 울산 모비스(2위)-서울 SK(3위)다. LG와 KT는 22일 오후 2시 창원실내체육관에서, 모비스와 SK는 23일 오후 2시 울산동천체육관에서 각각 1차전을 시작한다.
슈터에 달린 운명 LG 문태종이냐, KT 조성민이냐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두 명의 슈터가 정면충돌한다. LG는 베테랑 문태종(39)의 어깨가 무겁다. 2년차 포인트가드 김시래(25), 신인 센터 김종규(23) 등 주축 선수들은 큰 경기 경험이 적어 분위기에 쉽게 휘둘릴 수 있다. 이 때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이가 문태종이다. 김진(53) LG 감독은 “정규리그를 치르는 동안 많은 위기가 있었는데 문태종이 큰 역할을 해줬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문태종은 나이가 많지만 언제든 한 방을 터트릴 능력을 갖췄다. 경기를 뛰면서도 본인 스스로 힘 조절을 하며 승부처인 4쿼터에 정교한 슛 감각을 뽐낸다. 김종규는 문태종을 두고 “농구의 신”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LG에 문태종이 있다면 KT는 ‘타짜’ 조성민(31)이 있다. 조성민의 위력은 정규리그는 물론 인천 전자랜드와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조성민은 김상규(25), 차바위(25), 함누리(26) 등 상대 선수가 번갈아 밀착 수비를 하는데도 5경기에서 평균 12점을 넣었다. 특히 올 시즌 LG와의 정규리그 6차례 맞대결에서 평균 22점을 몰아칠 정도로 유독 강했다. 조성민은 “전력만 볼 때 우리 팀이 약하지만 초반 기선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면 우리가 더 나을 수도 있다”며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양 팀의 정규리그 맞대결 성적은 4승2패로 LG가 앞섰다.
‘가드 빅뱅’ 모비스 양동근 VS SK 김선형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 리턴 매치다. 모비스와 SK는 국가대표 포인트가드 양동근(33)과 김선형(26)이 각각 버티고 있다. 이들의 플레이 스타일은 정반대다. 양동근은 압박 수비와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나고, 김선형은 화려한 개인 기술과 빠른 템포의 공격 전개 능력이 돋보인다. 한 마디로 창과 방패의 대결이다. 올 시즌 대결에서는 4승2패로 SK가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양동근은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는 전혀 다르다”며 여유를 보였다. 지난해 챔피언 결정전에서 SK를 상대로 4연승을 거두고 정상에 오른 만큼 자신감이 두둑하다. 또 문태영(36), 함지훈(30), 리카르도 라틀리프(24), 로드 벤슨(30) 등 지난 시즌 함께 우승을 이뤘던 동료들이 2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반면 김선형은 “지난해 결승에서 내가 왼쪽 돌파에 약하다는 점을 간파 당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번에는 준비를 많이 했다”면서 “모비스가 들고 나오는 수비 전술에 당황하지 않고 포인트가드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SK는 김선형-애런 헤인즈(33)의 단조로운 2대2 공격 패턴을 벗어나 높이를 갖춘 코트니 심스(31)와 3점슛 1위를 차지한 변기훈(24)의 외곽포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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