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은 1988~89시즌 우승 이후 24년 동안 리그에서 단 한차례도 챔피언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1992년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하기 이전까지 18번의 우승을 차지하며 명문 구단으로 이름을 날렸지만 잇따른 부진으로 고개를 떨궜다. 지난 시즌 통산 19번째 EPL 우승을 차지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밀려 역대 최다 우승 팀 2위(리그 우승 18회)로 내려 앉았고, 최근 4시즌 동안에는 맨유와 맨체스터 시티, 첼시 등에 밀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주어지는 4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이 기간 리버풀은 ‘7-6-8-7위’를 맴돌았다.
‘장미 제국’리버풀이 달라졌다. EPL 득점 선두 루이스 수아레스(26)를 앞세운 화끈한 공격 축구로 21일 현재 1경기 덜 치른 가운데 첼시(승점 66)에 이어 2위(승점 62ㆍ19승5무5패)를 달리고 있다. 리버풀은 23일 김보경(25)이 속한 카디프시티와 리그 경기를 펼친다.
득점 선두 수아레스, 화끈한 공격 축구 선봉
리버풀 상승세 중심에는 수아레스가 있다. 그는 24경기에서 25골을 뽑아내는 득점력으로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리버풀은 이번 시즌 29경기에서 76골(35실점)을 터트리며 20개 팀 가운데 가장 강력한 화력을 발휘하고 있다. 브랜든 로저스 감독이 이끄는 리버풀은 올 시즌 리그 득점 1,2위 수아레스, 다니엘 스터리지(18골) 투톱을 앞세워 24년만에 리그 우승에 가장 근접해 있다.
수아레스는 2011~12시즌 리버풀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파트리스 에브라(맨유)에게 인종 차별적인 발언으로 7경기 출전 정지를 당했다. 지난 시즌 막판 첼시와의 경기에서는 상대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의 귀를 물어 뜯는 사고까지 쳤다. 10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은 수아레스는 시즌 초반 이적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수아레스는 한결 성숙된 모습으로 힘을 보탰고 구단은 지난해 12월 주급 20만파운드(3억4,000만원) 거액에 2018년까지 장기 계약을 맺었다.
리버풀의 심장, 스티븐 제라드
이 사나이를 빼놓고는 리버풀을 이야기 할 수 없다. 리버풀의‘심장’으로 불리는 캡틴 스티븐 제라드(34)다. 1998년 리버풀에 입단한 그는 한 팀에서만 줄곧 뛴 ‘원 클럽 맨’이다. 2004~05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 ‘이스탄불의 기적’을 일궈내며 팀을 유럽 정상으로 이끌었다. 당시 AC 밀란과 대결한 리버풀은 먼저 3골을 내줬지만 승부차기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그런 제라드가 이루지 못한 것이 있다. 바로 리그 우승이다. 어린 시절 리버풀 전성기를 지켜봤던 그는 정작 EPL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한 것이 한이었다. 제라드는 “내 꿈은 은퇴 전 EPL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다”라며 “리버풀이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고 말했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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