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SK핸드볼코리아리그 웰컴론 코로사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는 피봇(Pivotㆍ수비를 뚫고 파고드는 역할)플레이어 박중규(31)가 프랑스 명문 구단 몽펠리에의 레이더망에 포착됐다.
대한핸드볼협회는 지난 2월말 몽펠리에 구단으로부터 이메일 한 통을 받았다. 내용은 국내서 뛰고 있는 박중규에 대해 관심이 있으며 영입이 가능한지 회신해 달라는 것이었다. 몽펠리에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통역 및 차량 등을 제공한다”는 구체적인 영입 조건까지 제시했다.
몽펠리에는 프랑스 핸드볼리그에서 통산 14차례 우승을 차지했던 명문 클럽이다. 2003년에는 유럽핸드볼연맹(EHF)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고, 세계 최고의 골키퍼로 꼽히는 티에리 오메이르(38) 등이 뛰고 있다. 2013~14시즌에 14승2무3패로 14개 팀 중 3위에 자리하고 있다.
유럽 명문 구단 몽펠리에의 오퍼도 놀라웠지만 박중규의 포지션이 유럽에서 통하기 힘든 피봇이란 점도 눈길을 끌었다. 중앙에서 거친 일을 도맡아 해야 하는 피봇 자리는 웬만한 파워와 높이를 지니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 몽펠리에는 191㎝ㆍ110㎏으로 당당한 체구를 자랑하는 박중규가 2월 바레인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감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좋은 제안을 받았지만 구단은 고민에 빠졌다. 올해 사상 첫 우승을 노리는 상황에서 팀의 주축 박중규가 빠졌을 경우 공백을 메우기 쉽지 않기 때문에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박중규는 웰컴론과 올해 말까지 계약이 남아있다.
남자 핸드볼은 2000년대 초반 독일 무대를 휩쓸었던 윤경신(41ㆍ두산 감독)을 포함해 많은 선수들이 유럽에서 활약했지만 최근 들어 부쩍 줄었다. 황보성일(39)이 스위스 바젤에 진출했던 2002년 이후 유럽행 비행기를 탄 선수는 전무했다. 박중규가 유럽 진출에 성공한다면 12년 만에 남자 핸드볼에서 유럽 무대에 뛰는 선수가 탄생한다.
박중규는 “해외 진출문제는 구단에서 정하는 대로 따라야 할 것 같다”고 말을 아낀 뒤 “가게 된다면 전 세계에 이름 석자를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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