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내년 봄에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일러야 내년 하반기에야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해왔던 시장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크게 출렁였다.
옐런 의장은 19일(현지시간) 취임 후 처음 가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양적완화 종료 후 금리 인상까지 얼마나 걸리느냐"는 질문에 "대략 6개월 정도"라고 답했다.
Fed는 작년 12월 및 올 1월 FOMC 회의에서 월 850억달러였던 채권 매입 액수를 각각 100억달러씩 줄이는 테이퍼링(채권매입 축소)에 착수하는 등 매 회의 때마다 100억달러씩 축소하고 있는 상황. 이번 회의에서도 월 650억달러인 채권매입 규모를 550억달러로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오는 10월께 양적완화(채권매입)가 완전히 종료되는 만큼 6개월 뒤인 내년 4월쯤에는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16명의 FOMC 위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도 연내 금리를 올리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한 위원은 1명, 내후년 금리 인상을 주장한 위원은 2명이었으며 나머지 13명이 내년 중 인상을 예상했다.
Fed는 또 실업률이 최근 6.6~6.7%로 기준금리 인상 기준이 되는 목표(6.5%)에 근접함에 따라 금리 인상과 실업률을 더 이상 연계하지 않기로 했다.
Fed가 예상보다 빨리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FOMC 직후 미국 증시는 0.6~0.7% 하락했고, 이어 열린 아시아 증시도 대부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우리나라도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코스피지수가 0.94% 내린 1,919.52에 장을 마감했다. 최호상 국제금융센터 선임연구원은 "FOMC 성명서 내용과 옐런 의장의 말이 달라 상당히 혼란스럽다"며 "조기 금리 인상의 충격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