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결핵환자가 무더기로 발생해 보건당국이 집단감염 우려가 높은 학과의 학생, 교직원 3,000여명에 대해 집단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대전 유성구보건소는 19일 카이스트 교내 창의학습관 앞에서 학생과 교직원 등 3,230명의 결핵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흉부방사선(X-레이) 촬영을 했다. 20일까지 실시되는 X-레이 촬영 대상은 전기 및 전자공학과, 전산학과, 수리과학과, 화학과의 학부생과 대학원생, 교직원 전원이다. 카이스트는 지난해에도 학생 등 1,600여명이 역학조사를 받은 바 있어 재학생 1만2,000여명의 40%가 결핵관련 검사를 받게 됐다.
카이스트에서는 지난해 5월 결핵환자가 처음 발생한 후 연말까지 1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환자에 대한 집중치료에도 불구하고 올해에도 7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감염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우리나라 평균 결핵환자 발병률은 1만명 당 7.8명으로 카이스트의 발병률은 이의 3배 가까운 수치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와 유성구보건소, 카이스트 관계자 등은 지난 18일 회의를 열고 3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해 집단감염 가능성이 높은 4개학과 학생, 교직원 등에 대해 전수조사를 결정했다.
이들은 다음달 1일 투베르쿨린피부반응검사(TST)를 실시하고 양성 반응자에 대해서는 혈액검사도 할 계획이다.
유성구보건소 관계자는"특정 기관에 대해 이렇게 대규모로 결핵감염 여부를 조사한 경우는 처음인 것 같다"며 "결핵환자가 늘어난 것이 기숙사 생활 등 학교의 특성으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요인 때문인지는 역학조사를 더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허택회기자 thhe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