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본부가 보수와 인사 평가에서 국내보다 더 많은 혜택이 주어지는 해외파병 병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군인 자녀 지원자에게 부당한 특혜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감사원에 따르면 최근 육본과 소속 부대 등 6개 기관을 감사한 결과, 육군인사사령부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레바논이나 이라크에 파병할 병사를 뽑으면서 세부 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채 공공연히 군인 자녀를 우대했다. 예를 들면 영어 특기자를 뽑는데 토익 점수가 만점에 가까운 일반 지원자가 탈락하는 대신 공인성적을 내지도 않은 군 자녀가 선발됐다. 또 운전경력이 핵심인 운전병 선발에서는 지원자 66명중 50위밖에 안 되는데도 군 자녀가 적임자로 뽑혔다.
감사원은 "해외파병은 봉급 외에도 월평균 158만원 상당의 수당을 추가로 받고 복귀 후 위로휴가와 표창을 받는 등 혜택이 많아 최근 평균 경쟁률이 9.4 대1에 이르지만, 이런 부당한 특혜로 육군 대령 이상 고위직 자녀의 실제 경쟁률은 2.3 대 1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육본이 군 간부 징계업무에 대한 지도ㆍ감독을 소홀히 하는 바람에 2011∼2012년 벌금형이나 선고유예 등 형사처분을 받은 간부 1,178명 중 128명(10.9%)이 징계 없이 방치된 사실도 적발했다. 감사원은 이런 업무태만 탓에 음주운전으로 120만원의 형사처분을 받은 모 사령부 소속 중사가 다음 해 또다시 음주운전으로 1,000만원의 형사처분을 받고서야 징계를 받은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육본이 표창을 남발한 정황도 드러났다. 2012년 한 해에만 육본 지휘를 받는 2개 군사령부와 8개 군단에서 당초 계획보다 366명, 수여한도보다 427명이나 많은 병사에게 참모총장 표창이 수여됐다는 것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번 감사결과에서 총 22건의 지적 사항을 발견하고 주의 요구와 통보 등을 조치했다"고 밝혔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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