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시저스 컨소시엄(LOCZ코리아)이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인 전용카지노업 사전심사를 처음으로 통과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어제 LOCZ가 제출한 투자계획서를 평가한 결과 통과기준(800점)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2018년 영종도에 국내 최초로 외국자본이 운영하는 외국인 전용카지노 복합리조트(IR)가 문을 연다. 외국인 투자유치 실적이 부진해 어려움을 겪어온 인천경제자유구역에는 희망의 빛이다. 그러나 사전심사제를 둘러싼 그 동안의 사회적 논란에 비추어 보면 아쉬움이 크다.
LOCZ의 사전심사 통과는 오래 전에 예고됐다. 정부는 2012년 9월 3억달러 이상의 선(先)투자를 요구한 경제자유구역법 시행령을 개정, 5,000만달러 이상으로 요건을 낮춘 사전심사제를 도입했다. 지난해 초 LOCZ는 문체부 심사에서 걸렸으나 문제점을 보완해 12월에 재심사를 청구했다. 한때 시저스의 낮은 신용등급이 문제가 됐으나 기존 법체계와의 충돌과 카지노 사업의 특성을 경시한 채 투자유치를 서두른 경제부처에 대한 문체부의 거부감이 크게 작용했다.
문제는 LOCZ의 사전심사 통과가 정부는 물론 여야까지 기형적 사전심사제를 공모제로 전환하기로 공감하고 관련 법 개정 절차에 들어간 상태에서 이뤄진 점이다. 법 개정 논의가 성숙하면 기존법제에 따른 행정절차는 보류되는 게 상식이다. LOCZ의 재심사 신청 강행이 정부와의 사전 교감 의혹을 부른 이유다. LOCZ의 심사 통과로 다른 외국자본의 추가 통과도 예상된다. 인천자유경제구역의 예상 수요를 감안하면, 이미 IR건설에 들어간 국내업체 중심의 합작회사를 합쳐 3개 업체가 한계다. 그러니 정부가 약속한 공모제는 껍데기만 남았다.
한편으로 동아시아 카지노산업 팽창의 핵심 동인인 중국인 유치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영종도의 카지노 IR사업을 왜 굳이 외국자본에 주어야 하는지를 알 수 없다. 투자처가 없어 헤매는 국내 자본의 활로를 고려하려는 사회 전체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이번 LOCZ 심사 통과에서 보듯, 외국자본에 주더라도 어차피 특혜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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