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SK 감독은 요즘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지난 2년과 달리 가용 자원이 많다. 주축 선수들은 부상 없이 시즌 준비를 마쳤고, ‘젊은 피’들의 성장세 또한 만족스럽다. 어느 포지션에 어떤 선수를 넣을지 고심 중이다.
이 감독이 그리는 이상적인 구상은 ‘지그재그 타선’이다. 공포의 타선 구축 열쇠는 5번 김상현이다. 2009년 생애 첫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은 이후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그였지만 마무리훈련부터 스프링캠프까지 어느 누구보다 굵은 땀방울을 흘린 만큼 결실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가 담겨있다.
SK의 올 시즌 예상 타순은 1번 김강민(우)-2번 박재상, 조동화(좌)-3번 최정(우)-4번 루크 스캇(좌)-5번 김상현(우)-6번 박정권(좌)이다. 이 감독은 “지그재그 타선을 꾸리면 원포인트 릴리프가 나와도 끄떡 없다”고 설명했다. 김상현은 스캇, 박정권과의 포지션 중첩을 고려해 1루수로 많은 훈련을 했다.
이 감독은 “올 시즌 (김)상현이가 무조건 잘해줘야 팀도 살 수 있다”며 “좋았던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김경기 타격코치에게 부탁했으니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올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김상현 역시 자신의 역할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올해 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FA 생각보다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뿐”이라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김상현은 지난해 우여곡절을 겪었다. 시즌 중 트레이드로 KIA에서 SK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계속된 타격 부진에 2군까지 다녀왔다. 2013시즌 성적은 타율 2할3푼6리에 7홈런, 37타점에 그쳤다. 바닥을 찍은 만큼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 아직 시범경기에서 타격감은 확실히 올라오지 않았지만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조급할 이유는 없다. 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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