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이익이 줄자 대출 가산금리를 일제히 올리고 있다. 문제는 서민들을 대상으로 한 대출 가산금리를 더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은 최근 1년간 주택담보대출(분할상환 방식)의 가산금리를 최고 0.63%p 높였다. ‘가산금리’란 대출금리를 결정할 때 기준금리에 더해지는 것으로, 은행의 마진은 물론 대출자의 신용도, 담보가치에 따라 달라진다.
가산금리 인상은 외국계 은행은 한국씨티은행과 주택담보대출을 많이 취급하는 KB국민은행이 두드러졌다. 씨티은행의 가산금리는 평균 0.97%p로, 1년 전에 비해 0.32%p 인상됐다. 국민은행의 1년 전보다 0.19%p 올라 평균 1.20%p의 가산금리를 붙이고 있다.
지방은행도 가산금리를 올리기는 마찬가지였다. 1년 전에 비해 광주은행 0.63%p, 대구은행 0.13%p, 부산은행 0.11%p씩 가산금리를 올렸다. 광주은행의 경우 공시에 쓰이는 기준금리를 바꿨기 때문에 가산금리 인상 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은행들 가산금리 인상은 소득이 낮고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층 위주로 이뤄졌다는 게 눈에 띈다. 은행연합회가 집계한 신용등급별 가산금리 현황을 보면 신용도가 낮은 7~10등급의 가산금리 인상 폭은 최고 2.32%p에 달했다. 반면 신용도가 높은 1~3등급의 가산금리 인상 폭은 최고 0.51%p에 불과했다. 신용도가 낮은 서민들은 고소득층에 비해 4배 이상 이자를 추가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저신용층 가산금리를 2.32%p 인상한 수협은행은 고신용층 가산금리는 0.02%p만 올렸다. 신한은행은 고신용층 가산금리를 0.06%p 올리는 동안 저신용층 가산금리를 0.23%p 높였다.
서민층을 상대로 한 가산금리 인상은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신용대출 가산금리를 0.10%p 높인 외환은행의 경우, 고신용층의 가산금리를 0.30%p 내린 반면 저신용층의 가산금리를 0.24%p 높였다. 전북은행은 기준금리가 3.60%인데 저신용층의 가산금리가 9.89%p나 돼 대출금리가 13.49%나 됐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저신용층은 대출을 갚지 못하는 부도 위험이 크기 때문에 가산금리를 높이 책정한다고 해명한다. 일부에서는 은행의 수익성 악화를 가산금리 인상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저금리로 인해 주요 수입원인 순이자 마진이 낮아지면서 어쩔 수 없이 가산금리를 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4대 금융지주사의 순이자 마진은 지난해 1분기 1.99~2.73%에서 지난해 3분기 1.90~2.55%로 하락했다. 또한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줄이다 보니 가산금리가 높아진 측면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박진우기자
한국스포츠 박진우기자 jwpark@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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