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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주부 깐깐함 만족시킨 주방 노하우 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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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주부 깐깐함 만족시킨 주방 노하우 전파"

입력
2014.03.17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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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주방은 외국기업에겐 넘기 힘든 벽으로 통한다. 전 세계 모든 주부들을 통틀어 한국주부들이 가장 까다롭다는 말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경쟁하고 있는 국내외 브랜드만 15개에 달하고 백화점, 대형마트, 온라인 등 유통경로도 다양해 시장을 뚫기는 더욱 어렵다.

한 군데 예외가 있다면 프랑스 주방브랜드 '테팔'이다. 지난 1997년 국내 진출 이후 두 자릿수 고성정장을 이어오고 있다.

한국시장의 중요성이 워낙 커서일까. 테팔 본사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 9개국이 속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마케팅을 총괄하는 부사장에 최근 한국인을 임명했다. 테팔 한국영업을 담당하는 그룹세브코리아의 류경우(42·사진) 부사장이다.

그는 본지 인터뷰에서 "본사에서 한국형 제품을 따로 개발해 제작할 정도"라며 "한국은 상대적으로 밥을 해먹는 가정도 많고 주방용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 주방시장이 발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테팔이 한국시장을 '특별 대접'하게 된 데엔 그의 역할이 컸다. 그는 각국의 홈페이지가 프랑스 본사가 운영하는 사이트를 번역하는 수준이었는데 온라인이 활성화 한 국내 시장과는 맞지 않다고 보고, 한국 고객들만을 위한 마이크로사이트 개설을 주도했다. 또 국내에서 판매하는 프라이팬과 냄비 제품 종류만 300여개를 넘게 확보했는데, 이는 본사가 있는 프랑스와 맞먹는 수준이다.

류 부사장의 전공은 식품공학이다. 국내 식품회사에 입사했지만, 연구소대신 마케팅과 영업을 택했다. 다만 식품에 대한 지식은 그가 식품 마케팅과 영업을 하는 데 도움이 됐다. 그는 "마케팅에는 여러 과학적 분석과 기법이 동원되지만 결국은 사람의 관심사가 어디로 향하고 있느냐를 파악하는 게 기본"이라며 "사람을 얼마나 이해하고 좋아하느냐가 마케팅뿐 아니라 조직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류 부사장의 목표는 한국에서 쌓은 마케팅 노하우를 8개국에 전해주는 것. 그는 "그룹 내 매출비중이 1위인 아태지역 마케팅 총괄을 본사출신이 아닌 한국인에게 맡긴 것은 그만큼 한국시장의 노하우를 인정한다는 의미"라며 "제품개발, 마케팅, 서비스, 유통시스템, 조직관리 등 그동안 쌓은 전략들을 아태지역 국가들에게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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