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프랑스 중부 오를레앙에서 폐막한 제11회 오를레앙 국제 피아노 콩쿠르 결선에서 한국인 연주자 어자혜(30ㆍ리옹국립음악원)씨가 상송 프랑수아상을, 지유경(25ㆍ리옹국립음악원)씨가 윤이상상을 각각 수상하며 상위권에 입상했다. 오를레랑 피아노 콩쿠르는 1900년 이후의 음악을 다루는 권위 있는 현대음악 전문 콩쿠르로, 이번 11회 대회에는 13개국에서 33명의 연주자가 참가했다. 한국인 연주자로는 9회 대회에서 길예진씨가 2위에 해당하는 사셈(SACEM)상을 수상한 것이 역대 가장 뛰어난 성적이다.
7일 개막해 총 8명이 결선에 오른 이번 대회에서 어씨는 투명한 음색과 본능적 직관으로 색채감 넘치는 프랑스적인 연주를 선보이며 프랑스의 전설적 피아니스트 상송 프랑수아를 기리는 상을 받았다. 지씨는 통영국제음악제 상주 실내악단 팀프(TIMF) 앙상블의 객원단원으로 활동하며 쌓은 현대음악의 저력을 바탕으로 윤이상상을 수상했다. 윤이상상은 콩쿠르 심사위원으로 초청된 작곡가 진은숙씨가 2012년 제정한 상이어서 더 의미가 깊다.
7인의 심사위원 중 작곡가 피에르 불레즈가 창단한 앙상블 앵테르콩탕포랭(EIC)의 피아니스트로 활약한 플로랑 보파르 리옹국립음악원 교수는 "불레즈, 쇤베르크, 베베른, 리게티 등은 이곳에서 이미 클래식"이라며 "1998년 오를레앙 국제 콩쿠르 작곡 부문의 슈비용-보노상(창작초연 상) 수상작으로 이번에 연주된 진은숙의 에튀드 '스칼렌' 역시 곧 그 반열에 오를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심사위원으로 독일 칼스루에국립음대 교수로 있는 피아니스트 한가야씨는 "다양한 국적의 피아니스트가 다른 문화적 배경에서 비롯된 연주를 펼쳐내며 현대음악의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실연의 미학을 보여줬다"며 다른 콩쿠르와 달리 중간에 참가자의 연주를 자르지 않는 차별화된 진행방식을 강조했다.
대상은 이스라엘 출신의 임리 탈갬에게 돌아갔다. 작곡가 쿠르탁과의 마스터클래스 등 부대 행사와 함께 콩쿠르는 파리로 장소를 옮겨 23, 24일 청중과의 만남을 이어간다.
오를레앙(프랑스)=김나희ㆍ음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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