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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자금, 단기예금ㆍ노후대비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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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자금, 단기예금ㆍ노후대비 몰려

입력
2014.03.17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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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계의 만기 1년 이상 예금이 처음으로 감소했다. 반면 만기 1년 미만 단기 예금에는 50조원 넘는 돈이 몰렸다. 보험과 연금에 유입된 돈도 80조원이 넘었다. 저금리와 불확실성 탓에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가계자금이 임시피난처(단기예금)와 노후대비처(보험ㆍ연금)에만 몰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2013년 중 자금순환(잠정)' 자료를 보면 가계(개인사업자 및 비영리단체 보험)의 경우 작년 한 해 동안 만기 1년 이상 장기저축성예금에서 2조4,000억원의 자금이 빠져 나갔다. 가계의 장기저축성 예금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통계가 잡히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처음이다.

반면 요구불예금을 비롯해 만기 1년 미만의 결제 및 단기저축성 예금에는 1년 새 50조5,000억원의 돈이 몰렸다. 전년 증가분(15조5,000억원)의 3배 이상에 달한다.

시중은행 PB 관계자는 "장기저축성예금에 돈을 넣어둬 봐야 금리가 2%대 수준이어서 세금과 물가를 감안한 실질 금리는 거의 제로에 가까운 상황"이라며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임시피난처에 대기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주가가 박스권 장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주식 투자도 줄었다. 주식(출자지분 포함)에서 2012년 8조2,000억원 자금이 이탈한 데 이어 작년에도 8,000억원 빠져나갔다.

대신 가계 자금을 흡수하고 있는 건 보험과 연금. 지난 해 83조5,000억원의 가계 자금이 유입됐다. 전년도에 89조1,000억원 늘어난 데 이어 2년 연속 80조원이 넘는 자금 유입 행진이 이어지는 추세다. 한은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노후나 위기 상황에 대비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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