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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벌써 거리 두기 나선 이주열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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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벌써 거리 두기 나선 이주열 후보

입력
2014.03.17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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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사진)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한은이 청와대와 정부에 제공해 오던 경제동향보고서를 원점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으로 국제회의는 꼭 필요한 것만 선별해서 참석하겠다고 언급했다. 김중수 현 총재와의 확실한 선 긋기와 함께 정부와 적절한 거리 두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 총재 후보자는 17일 인사청문회(19일)를 앞두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답변 자료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김 총재 취임 후인 2010년 10월부터 'VIP리포트'(현 'BOK 경제 Insight')라는 경제동향보고서를 작성해 청와대와 함께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경제 관련 부처 장차관들에게 전달해 왔다. 이와 관련 이 총재 후보자는 "보고서 작성 배포가 한은의 독립성을 해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계속돼 왔음을 잘 알고 있다"며 "계속 작성해 배포할지 여부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답해 앞으로 중단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총재 후보자는 정부의 열석발언권 행사와 관련해서도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정부 인사의 열석발언권이 한은법에 보장돼 있긴 하지만 이는 예외적인 상황을 염두에 둔 조항으로 정부가 금통위에 참석해야 할 정도로 경제상황이 긴박한 경우에만 행사해야 한다"며 "열석발언권 그 자체만으로도 금리결정에 대한 영향력 행사나 간섭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0년부터 열석발언권을 행사해 온 정부는 작년 3월부터 중단한 바 있다.

그는 대신 정책 조율을 위한 법적 기구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이 총재 후보자는 "금융안정 책무를 갖고 있는 기관들이 모여 상호 의견을 교환하고 정책을 조율할 수 있는 협의체를 법적 기구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총재가 임기 4년 동안 총 73차례, 355일 동안 해외출장을 가는 등 국외 활동에만 매달려왔다는 지적과 관련, 이 총재 후보자는 "총재로 취임하게 된다면 꼭 필요한 국제회의를 중심으로 참석할 것"이라며 "다만, 국제 정책공조 노력에 소홀함이 없도록 균형을 잡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인사 태풍' 우려와 관련해서는 "조직의 장이 바뀌면 적절한 변화가 따르겠지만 조직에 큰 충격을 주는 조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단기 성과보다는 오랫동안 쌓아 온 평판과 성과, 그리고 다수가 인정하고 수긍하는 객관성이 인사의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총재의 인사가 '단기 성과' 위주였음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 총재 후보자는 현재의 금리 수준에 대해 "우리 경제의 회복세 지속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도의 완화적인 수준이며 아직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답해,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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