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물류회사인 CJ대한통운의 택배 배송정보조회 프로그램을 택배 기사로부터 넘겨 받아 사생활 뒷조사를 하는데 사용한 심부름센터 대표 등이 경찰에 적발됐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경기 용인시에서 심부름센터를 운영하는 송모(32)씨는 고객들로부터 다른 사람의 주소, 전화번호 등을 캐내 알려 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택배회사의 배송정보조회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택배를 이용한 고객의 개인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송씨는 이용자가 많은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에게 접근했다.
송씨는 이 회사 용인지점 택배 기사 강모(49)씨 등 2명에게 모두 260만원을 주고 배송정보조회 프로그램과 아이디, 비밀번호를 넘겨 받아 지난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개인정보를 빼내기 시작했다. 조회 시점부터 3개월 전까지 택배를 이용한 모든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송씨의 사무실 컴퓨터에 설치돼 언제나 이용이 가능했다.
송씨가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최근 5개월간 빼낸 개인정보는 경찰이 장부상으로 확인한 것만 382명 분. 송씨는 이들의 개인정보를 심부름센터 고객들에게 넘겨 7,138만원을 챙겼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 삼산경찰서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송씨 등 2명을 구속하고 강씨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CJ대한통운 택배의 개인정보 관리 담당자를 불러 조사한 뒤 관리 소홀 여부가 드러나면 입건할 방침이다.
인천=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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