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모(35)씨는 이달 초 청구된 주유비를 보고 깜짝 놀랐다. 매달 30만원이상 결제하면 리터당 80원씩 할인해준다고 해서 사용했던 주유카드가 무용지물이었다.
전월 이용액 기준이 문제였다. 김씨는 1월 해당 카드로 주유비 40만원을 결제했고, 커피전문점과 대형할인점 등에서 20만원을 썼다. 총 60여만원을 사용해 할인혜택(전월 실적 30만원 이상) 기준을 채웠다고 생각했지만, 주유비 40만원은 실적에서 제외됐다. 카드사에 항의하자 카드사 측은 "이미 할인 적용을 받은 금액은 이용액에서 빠진다"며 "카드혜택 등이 적힌 안내서를 확인해보라"는 답만 되돌아왔다. 김씨는 "상세설명을 못 본 내 탓도 크지만 카드사가 교묘하게 고객들을 기만하고 있는 셈"이라고 토로했다.
1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카드는 각종 할인 혜택을 받으려면 전월 이용액이 일정액을 넘어야 한다. 고객들은 전월 결제액이 기준액을 넘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할인 받은 결제액은 이용액에서 제외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예컨대 외환카드의 2X알파 카드의 경우 전월 실적이 25만원 이상이면 커피전문점, 편의점, 통신비 등이 5~50% 할인된다. 하지만 할인이 적용된 결제액은 전체 실적에서 제외된다. 신한 큐브카드도 전월 실적 30만원 이상일 때 이동통신, 음식점, 백화점 등 가운데 3가지를 선택해 5%가량 할인을 받을 수 있지만 할인 서비스가 적용된 거래는 실적에서 빠진다.
이 때문에 주유, 대형할인점 등 자주 사용하는 곳에 할인혜택이 높은 카드를 선택한 소비자들은 정작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카드사가 고객확보를 위해 혜택은 강조하면서 할인서비스 이용조건이나 할인한도 등은 소비자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않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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