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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도 못 하면서 지원 꺼리고 정보공유 안해"… 美ㆍ中, 말레이 당국에 불만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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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도 못 하면서 지원 꺼리고 정보공유 안해"… 美ㆍ中, 말레이 당국에 불만 폭발

입력
2014.03.1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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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항공기 실종 사건이 열흘 가깝도록 이렇다 할 단서조차 찾지 못하자 수색에 참여한 각국이 말레이시아 정부를 향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탑승객의 3분의 2를 차지했던 중국 언론들은 연일 말레이시아의 소극적인 수사에 비난을 퍼붓고 있다. 군사협력 등에서 우호적인 관계였던 미국도 말레이시아가 지원을 꺼려하는 것 같다고 의구심을 보낸다.

17일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은 이번 사건은 아직 확실한 물증은 없지만 테러 관련 사건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하고 싶어한다. 이를 위해 미 연방수사국(FBI)팀을 보낼 준비를 마친 상태이지만 수사 지원 제안에 말레이시아 당국은 묵묵부답이다. 현재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FBI 요원은 2명뿐이다. 미 고위 당국자는 "우리는 수사권이 없다"며 "말레이시아 당국의 지원 요청이 없는 상태에서는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여전히 추측 수준이긴 하지만 미국은 항공기 실종 후 정보 조직을 총가동해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이번 사건에 대해 ▦알카에다 동남 조직 ▦중국 위구르족 ▦조직과 무관한 단독 테러 ▦개인문제로 인한 자살 등 네 가지 가능성을 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싶어 한다.

베트남도 말레이시아가 관련 레이더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 수색을 일시 중단했고, 인도 역시 말레이 당국이 수색 장소를 정해주기까지 작업을 중지한 채 마냥 기다리는 상황을 겪었다.

가장 불만이 많은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이날 사설에서 "말레이시아 총리의 기자회견은 왜 항공기가 사라진 지 일주일만에 나왔느냐"며 "말레이시아가 과연 모든 정보를 중국과 공유하고 있는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환구시보(環球時報)도 CNN을 인용해 "미국 관리들도 말레이시아 정부가 관련 정보를 공유하지 않을 뿐 아니라 도움을 받아들이려고 하지도 않았다고 비평했다"고 보도하며 이 기사에 말레이시아의 잇따른 실수에 여론이 비판적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중국망(中國網)은 "실종 항공기가 남중국해로 가지 않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레이시아가 이를 감춘 것은 사람들의 공분과 실망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5일 말레이시아 총리의 기자회견 후 "말레이시아에 더 정확한 정보를 더 많이 제공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특히 정보 공유에 소극적인 말레이시아와 중국의 노골적인 불만 표시는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관련국의 갈등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어네스트 바우어는 말레이시아가 실종기를 추적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밝힌 것은 "그들의 레이더 추적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중국 등 주변국에 털어놓는 것을 주저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중국이 최근 실종기 잔해로 여겨진 인공위성 사진을 확보하고도 고해상도의 사진 공개를 하지 않은 것도 같은 이유라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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