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T 베테랑 포워드 송영진(36ㆍ198㎝)의 투혼이 팀을 다시 일으켜 세웠다. 발목 통증을 안고 있는데다 골 밑과 외곽을 넘나드는 자리에서 뛰는 만큼 체력 소모가 심할 법 하지만 경기 내내 몸을 아끼지 않았다.
전창진(51) KT 감독은 16일 인천 전자랜드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을 승리로 장식한 뒤 가장 먼저 송영진을 언급했다. 1차전 경기 도중 발목을 접질려 정상 몸 상태가 아니었지만 출전을 강행했다. 남들보다 한발 더 뛰고 고비마다 중거리 슛을 넣었다. 상대 외국인 선수와의 거친 몸 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날 12점 3리바운드 3스틸로 기록은 평범했지만 팀 공헌도는 단연 돋보였다.
전 감독은 “3차전은 송영진이 우리 팀에 1승을 선물한 것”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간판 슈터 조성민 역시 “(송)영진이 형은 팀의 기둥”이라며 “정신력이나 근성은 10개 구단 통틀어 최고일 것”이라고 박수를 보냈다.
2001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인 송영진은 그 동안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거리가 멀었다. 중앙대 시절 팀의 주축으로 활약했지만 프로에 온 이후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안에서는 외국인 선수들과의 힘 대결에서 밀리고 밖에서는 스피드가 떨어졌다. 생존을 위해 수비와 리바운드 등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외곽 슛을 장착해 자신 만의 입지를 다졌다.
송영진은 “부상 부위는 운동을 좀 쉬고 치료를 잘 받아 많이 좋아졌다”며 “지금 단기전을 치르는데 여기에서 체력을 걱정할 때는 아닌 것 같다”고 강한 정신력을 내보였다. 이어 “1, 2차전에 슛이 잘 안 들어갔는데 감독님이 자신 있게 하라고 말해줘 힘이 났다”고 덧붙였다.
송영진은 아직 챔피언 반지를 손에 넣지 못했다. 창원 LG에서 4시즌, KT에서 9시즌을 뛰는 동안 정규리그 우승 한 차례만 맛 봤을 뿐 플레이오프와는 인연이 없었다. 송영진은 “어렵게 올라온 플레이오프라서 다들 마지막 경기라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면서 “4강에 올라가면 만날 상대인 LG는 정규리그 때 좋은 경기를 많이 했기 때문에 해볼만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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