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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열의 볼링그린 다이어리<52>선택과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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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열의 볼링그린 다이어리<52>선택과 집중

입력
2014.03.1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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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마트에 가서 과자 하나를 사려고 해도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 지 쉽지가 않다. 종류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하물며 자식의 미래에 대한 선택은 더욱더 어려운 일이다.

이 곳 오하이오주 볼링그린에 온지 벌써 만으로 2년이 넘었다. 그리고 이곳 학년으로 6학년과 4학년에 다니는 아들과 딸이 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여러 분야를 체험해 보고 있으며 특히 운동을 좋아하는 관계로 여러 가지 종목을 접해 보고 있다. 예를 들어 딸인 우영이가 시도한 스포츠는 피겨스케이팅, 농구, 축구, 골프, 그리고 체조. 개인적으로 우리 딸이 공부도 좋지만 골프를 했으면 했다. 이유는 내가 너무나 골프를 좋아하고, 또 여자 골프선수들이 멋진 폼으로 스윙 하는 모습을 보면 아름답기 때문이다. 그리고 덤으로 골프를 잘해서 프로 선수가 된다면 딸 옆에서 백을 메고 퍼팅 라인을 봐주고 싶은 꿈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 딸이 말하기를 “아빠, 골프에 ‘골’ 자도 꺼내지 마! 나는 너무 싫어!” 라며 나의 꿈을 간단하게 접어 주었다. 딸의 이유인 즉 골프는 친구도 없고 재미도 없다고 이야기한다. 하긴 내가 봐도 어린 여자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스포츠는 아니다. 그래서 골프와 피겨 스케이팅, 그리고 농구는 본인이 스스로 재미가 없다며 그만 두었다. 지금은 축구와 체조만 하고 있다.

이렇듯 스포츠는 본인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으며 또한 쉽게 그만 둘 수 도 있다. 어린 나이에 쉽게 자신의 재능을 찾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물건 하나 고르는 데도 어려운데 재능을 찾기란 더욱더 어렵다. 요즘 우영이가 제일 좋아하는 종목은 체조다.

체조에 대해 조금 설명을 하자면 대부분의 훈련이 체력 훈련인 것에 깜짝 놀랐다. 레벨 1부터 10까지의 단계가 있으며 우영이는 레벨 3에 속해 있다. 하루 3시간, 일주일에 3번 훈련을 하는 프로그램으로 한국에 비하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이 곳에서 보면 결코 쉽지 않다. 방과 후 돌아오면 바로 숙제하고 간식 먹고 체조 훈련 갔다가 집에 돌아오면 8시 반 정도가 된다. 샤워하고 잠시 쉬고 나면 보통 9시30분에는 자도록 한다. 이유는 아직 어린 나이이고 성장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여자 아이의 키가 또래에 비해서 작은 것이 고민인 엄마가 어떻게 하면 키가 클 수 있을 지 고민이 있다고 가정하자. 나는 먼저 병원에 가서 검사해 보는 것을 권유하겠다. 그래서 성장 판의 상태를 확인한 후에 다음 단계를 진행해 보라고 할 것이다. 그 중에 몇몇 사람들은 성장 호르몬 약물을 선택한다. 알다시피 모든 약물에는 부작용이 따르며 아직 어린 나이이기에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하고 빠른 것을 선택한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음식은 살이 찌면 안 된다는 이유로 많이 먹지 못하게 하며 또한 공부가 뒤처지면 안 된다는 이유로 저녁 늦게까지 공부를 시킨다. 과연 이렇게 해서 키가 클 수 있을까?

즉 무엇을 선택하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아이의 키를 키울 것인지, 공부를 시킬 것인지, 날씬하게 만들 것인지. 선택과 집중을 위해서는 냉정하고 객관적인 판단이 필요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관찰이 필요하다. 더군다나 아이들의 미래에 관한 일이라면 더욱더 신중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상황을 보면 공부라는 한가지 목표를 위해 모두 달려가는 느낌이다.

사실 이 부분이 우리나라가 이 만큼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는 것에 이견이 없다. 하지만 이제는 아이들의 관점에서도 미래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보통 남자들은 바깥일을 하며 경제적인 부분을 책임지고 여자들은 아이들의 육아와 교육을 맡는다. 그렇다 보니 아이의 성적이 나쁘면 그것은 곧 엄마의 점수가 나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보통 의 엄마들은 견디기 힘들다. 그래서 학교를 마치고 나면 학원으로 돌리게 되며 그래야 조금이나마 안심이 된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고 있을까?

나도 마찬가지로 우리 아이들의 교육문제에 대해 고민이 많으며 항상 걱정을 한다. 더군다나 큰 아이는 사춘기에 접어드는 시기라서 굉장히 예민하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본인이 원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 중에 운동은 좋은 방법 중에 하나다. 같은 또래의 아이들과 몸을 부딪치며 땀을 흘리고 경쟁하며 때로는 서로를 도와 주고 게임을 하는 동안 친구들과 관계 형성에 도움이 된다. 이렇듯 무엇인가에 집중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좋은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워렌 버핏과의 점심 식사에 큰 돈을 지불하며 대화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마도 그 사람들은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무엇인가를 얻고자 하는 것일 것이다.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들어도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아이들에게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기회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부모와 아이가 모두 행복해 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볼링그린 하이스쿨 코치ㆍ전 LG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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